산업일반
선사들도 항공사처럼 ‘유류할증료 도입…현대상선도 12월부터 적용
뉴스종합| 2019-10-24 14:50
부산항에 정박 중인 현대상선 컨테이너선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내년부터 시행되는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 규제를 두달 여 앞두고 글로벌 선사들이 유류할증료 도입을 잇달아 선언했다. 현대상선도 12월 중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24일 해운업계 따르면 현대상선은 오는 12월부터 운임에 유가 상승분에 따른 이른바 유류할증료를 덧붙이기 위해 화주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등 구체화 방안을 고심 중이다.

내년 1월 1일부터 IMO 환경규제가 시행되는 만큼 1월에 미국, 유럽 항구 등에 도착할 선박을 감안하면 1~2개월 전엔 미리 적용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통상 유럽 노선은 운항에 한 달 반의 기간이 소요되고, 미국 운항은 노선에 따라 3~4주 정도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운임에 유류할증료를 더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건 현대상선 뿐만이 아니다.

세계 1위 해운사인 덴마크의 머스크와 독일 하팍 로이드, 프랑스 CMA-CGM 등도 이르면 다음달, 늦어도 연내에 유류할증료를 부과할 예정이다. 머스크는 고유황유와 저유황유의 가격차를 산출해 할증료를 부과한다는 방침이며, CMA-CGM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3개월 미만의 단기 계약엔 저유황유할증료를 덧붙인다는 계획이다.

유류할증료 도입 배경엔 해운업계 역사상 가장 강력한 환경규제 시행이 자리잡고 있다. IMO는 앞서 2020년 1월1일부터 선박 배출가스 내 황산화물 함유량을 현재 3.5%에서 0.5% 이하로 감축한다고 밝혔다. 이에 발표 초기 대다수 선사들이 황함유량을 낮춰주는 스크러버 장착 대신 황함유량이 낮은 저유황유로의 연료 대체를 선택하며 저유황유의 가격 상승은 사실상 예고돼 있었다.

실제 해운항만 컨설팅그룹인 드류리(Drewry)는 고유황유 가격의 경우 현재 톤당 420달러 수준에서 2020년 280달러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본 반면 저유황유는 같은 기간 톤당 640달러에서 650달러로 외려 10달러 오를 것이라 전망했다.

이미 현재도 저유황유 가격이 200달러 가량 비싼 만큼 글로벌 선사들은 유류할증료 도입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로 인해 화주들과의 갈등을 빚을 가능성도 작지 않다. 유류할증료 도입에 대한 공감대는 어느 정도 형성돼 있지만, 할증료 인상안을 두고 가격 책정의 투명성에 우려를 드러내는 이들이 있다는 것이다.

드류리가 최근 실 화주인 국제물류주선업체 등의 컨테이너 화주 106곳을 대상으로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56%가 선사들의 새로운 유류할증료 도입이 “공평하지 않으며 투명성이 결여돼 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스크러버를 장착했다고 유류할증료가 부과되지 않는 것도 아니다. 스크러버 장착에 초기 비용 상당히 투입된 만큼 유류할증료 도입이 불가피하단 게 선사들의 입장이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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