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반
철강업 부진에도…“무기한 파업 불사” 예고한 현대제철 노조
뉴스종합| 2019-10-28 11:43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전경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현대제철 노동조합과 사측의 갈등이 창사 이래 최악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3분기 실적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노사갈등으로 조업 차질까지 빚어지며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8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 노사는 지난 24일 열린 제16차 교섭에서도 양측의 입장 차만 확인했다.

이 자리에서 사측은 “3분기 실적이 상당히 좋지 않고 4분기는 적자가 예상된다”며 “회사의 어려운 사정은 아랑곳 않고 노조가 파업을 벌인 것에 대해 상당한 유감”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사측은 기존 제시안을 고수했다.

현대제철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현대·기아차의 임단협 타결을 기준으로 한 이른바 ‘양재동 가이드라인’을 벗어나겠다며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전국금속노조산하 인천·충남·포항·당진·광전지부 등 5개 지회를 통합해 사측과의 임단협에 나섰다. 노조는 이번 임금협상에서 기본급 12만3526원 인상과 더불어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지급, 정년연장(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과 연계) 등을 요구했다.

하지만 사측이 기본급 인상을 논의하기 전, 임금지급 방식과 체계를 바꾸는 등의 최저임금법 위반 관련 협의를 먼저 해결하자는 입장을 고수하자 지난 16일과 17일 이틀에 걸쳐 사측의 불성실한 교섭 태도를 규탄하는 총파업을 벌였다. 철강업계는 5개지부 8000여명이 참여한 이번 총파업으로 1000억원대의 손실이 났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다시금 2차 총파업에 나서겠다고 밝힌 것이다.

올 들어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이 폭등한 데다, 자동차, 조선 등 수요가들과의 제품가격 협상마저 난항을 겪고 있는 현대제철로서는 노조의 파업이 뼈 아플 수밖에 없다. 이미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1% 급감했다. 3분기도 마이너스 성장세가 예상된다. 김유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제철의 3·4분기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838억원으로 전망된다”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2%, 직전 분기보다 61.6% 감소한 수치로 기존 증권가 실적 예상치를 밑돌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반기에도 제품가를 인상하지 못한다면 남은 4분기 영업이익마저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이에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은 지난 17일 사내 메시지에서 “철강시장과 전방산업 위축 등으로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고 있어 3·4분기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큰 폭으로 감소해 올 하반기 마이너스 성장 위기가 우려된다”며 “노사가 함께 험난한 불황의 파고를 넘어야 할 시기”라고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현대제철 안팎에선 교섭이 해를 넘길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적지 않다.

rim@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