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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곳 없는 신산업 기조에 쓴소리…강호갑 중견련 회장의 ‘작심발언’
뉴스종합| 2019-11-05 09:38
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자료사진)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이 조성욱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을 초청한 자리에서 공정거래와 시장경제에 대한 ‘작심발언’을 했다. 최근 기사 제공 렌터카 서비스인 ‘타다’를 검찰이 운수법 위반 혐의로 기소하는 등, 신산업이 규제에 걸려 자리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강 회장은 5일 오전 쉐라톤 서울 팔래스 강남 호텔에서 진행된 중견기업 CEO 조찬강연에서 “굳이 기업가 정신이란 단어를 들지 않더라도 기업인들은 본질적으로 새로운 것에 도전한다”며 “그래서 다른 경제 주체들과 부딪히는 일도 많다”고 운을 뗐다.

그는 “밀턴 프리드먼의 ‘나쁜 시장이 착한 정부보다 낫다’는 말을 기업인들은 편하게 생각하지만 기업활동을 힘들게 하는 많은 일들이 있다”며 지배구조, 내부거래, 일감 몰아주기 등에 대한 ‘현미경 검증’이나 부실기업 인수시 계열편입 유예, 하도급 거래시 대기업과 중견기업간 역차별 등 등을 꼽았다.

강 회장은 “기업인 입장에서는 공정과 정의와 평등을 원하는데 공사현장에서 타워크레인 기사들에게 지급하는 상납금이 노조 정치화에 쓰이고, 아무리 봐도 평등하지 않은 고용세습 등은 시정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쓴소리를 이어갔다.

최근 검찰의 타다 기소 논란에 대해서는 “공정거래법 제1조는 ‘자유경제국가인 대한민국에서 공정은 공정한 경쟁을 뜻하며 그 목적은 소비자 보호여야 한다’고 되어있다”며 미국 택시회사들이 우버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 사례를 들었다. 강 회장은 “당시 미국 법원은 ‘공정거래법은 경쟁자를 지키려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경쟁을 지키려 존재한다. 새로운 사업자의 시장 진입을 막는다면 우리는 지금 택시 아닌 마차를 타고, 컴퓨터가 아닌 주판을 쓰고 있을 것’이라 판결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인사말을 맺는 말에서도 “행정 편의 등을 위한 레토릭이 주변에 너무 많이 깔려있어 어떤 공정을 얘기하는지, 누구를 위한 평등을 얘기하는지 잘 모르겠다”며 꼬집었다.

강 회장은 7년째 중견기업연합회를 이끌면서 중견기업이 겪는 어려움을 대변해왔다. 이날은 조성욱 위원장의 얘기를 듣는 강연이었고, 중견련은 다음주인 오는 19일부터 중견기업 주간을 진행한다. 1년을 마무리하는 큰 행사를 무난하게 치르기 위해 ‘몸을 사릴’ 법도 하지만 고언을 자처한 것은 최근 신사업에 대한 규제와 친 노조 정책 우선 등으로 기업 여건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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