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홍콩 지지 대자보’ 폭행사건 신고 경비원, “대자보 앞에서 언성 높아지다 몸싸움 벌어져”
뉴스종합| 2019-11-21 10:31
〈사진〉 ‘홍콩 시위 지지’ 대자보가 붙어있던 서울 서대문구 명지대 학생회관 1층 기둥. 지난 19일 이 기둥에 부착된 대자보를 두고 한중 대학생 간의 폭행사건이 발생했다. [사진=김민지 기자/jakmeen]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홍콩 시위 지지’ 대자보를 둘러싸고 한중 대학생 간의 폭행사건이 발생했다. 사건이 발생한 명지대 측은 “언젠가 터질 것이라 생각했던 문제”라며 큰 사건으로 번지지 않아 다행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홍콩 시위를 두고 한중 대학생 간의 갈등이 증폭되면서, 중국인 학생들에 대한 한국 학생들의 반감은 점차 늘어나는 상황이다.

폭행사건은 지난 19일 오후 7시 20분 경 명지대 학생회관 1층에서 발생했다. 명지대 측과 서대문경찰서의 설명을 종합하면 사건은 19일 오후 7시 20분께 학생회관 1층 로비 기둥에 붙어 있던 ‘홍콩 시위 지지’ 대자보 위에 중국 학생이 자신의 의견을 담은 A4용지를 붙이면서 시작됐다. 해당 대자보는 지난 18일 한 정외과 학생이 학생회관 1층의 기둥에 부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처음으로 신고한 경비원은 지난 20일 헤럴드기자와 만나 “식사를 마치고 수위실에 돌아온지 얼마 안 돼 대자보 앞에서 학생들이 다투기 시작했다”며 “정확한 내용은 모르지만 대자보 내용을 두고 의견차이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경비원은 “처음에는 말싸움을 하다가 언성이 높아지고 몸싸움이 벌어졌다”며 “상황이 커질까봐 경찰에 바로 신고를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명지대 관계자는 “홍콩 지지 대자보를 보자 중국 학생이 반발심이 들어 자신의 생각이 적힌 A4 용지를 대자보 위에 붙이려고 한 것 같다”며 “그걸 지나가던 한국 학생이 봤고 이에 항의하다가 몸싸움이 벌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명지대 관계자에 따르면 한국 학생이 먼저 중국 학생의 팔을 잡았고 중국 학생이 이를 뿌리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학생들은 출동한 경찰에 의해 파출소로 인계된 후 귀가한 것으로 알려해다. 당사자들의 처벌 의사 유무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사건을 접수한 서울 서대문경찰서 관계자는 “당사자들이 아직 경찰서에 출석해 조사받지는 않았다”며 “서로 고소할 의사가 있는지는 형사절차에 따라 조사해봐야 안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언젠가 터질 일이 터졌다는 입장이다. 명지대 관계자는 “중국 유학생 비율이 높아서 사실 저희도 조마조마 했다”며 “터질 거 같은 일이 터졌는데 다친 학생도 없고 큰 싸움이 되지 않아서 다행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홍콩 시위를 둘러싼 한중 대학생 간의 갈등이 증폭되면서 학생들의 중국인 유학생에 대한 반감은 더 커지고 있다. 명지대에 재학중인 방모(21) 씨는 “누구든 국제이슈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고 그건 긍정적인 것”이라며 “중국인 학생도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고자 했다면 다른 곳에 붙여야지, 남의 대자보 위에 붙이려한 건 무례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성북구의 한 대학에 다니는 정모(25) 씨도 “중국 본토에서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관심없지만 한국에 유학을 와서 폭력적으로 행동하는 걸 보니 중국에 대한 인식이 더 안좋아졌다”고 말했다.

jakme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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