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홍콩 시위대 운명의 하루…구의원 선거에 쏠린 눈
뉴스종합| 2019-11-24 19:19
[로이터]

[헤럴드경제=한영훈 기자] 홍콩 민주화 요구 시위의 향배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는 홍콩 구의원 선거가 24일 국제사회의 큰 관심 속에서 평화롭게 진행되고 있다.

이번 구의원 선거는 정치적으로는 위상이 가장 낮은 풀뿌리 단계의 선거다.

하지만 지난 6월 이후 홍콩에서 대규모 시위가 반년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홍콩인들의 민심을 정확히 드러내는 첫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크게 주목받고 있다.

18개 선거구에서 구의원 452명을 뽑는 이 날 선거에는 유권자 413만 명이 일반 투표소 610여 곳, 전용 투표소 23곳 등에서 투표권을 행사한다.

이번 선거를 위해 등록한 유권자는 413만 명으로, 지난 2015년 369만 명보다 크게 늘었다. 이는 이번 선거에 대한 유권자들의 높은 관심을 보여준다.

특히 이번에 선출되는 구의원 중 117명이 홍콩 행정장관을 선출하는 1200명의 선거인단에 포함된다. 홍콩 행정 수반인 행정장관은 유권자의 직접선거가 아닌, 1200명 선거인단의 간접선거로 선출된다.

구의원 몫의 117명 선거인단을 선출하는 것은 진영 간 표 대결을 통해 이뤄진다. 구의원 선거에서 이긴 진영이 이를 싹쓸이한다는 얘기다. 지난 2015년 구의원 선거에서 친중파 진영이 승리했고, 2016년 12월 이뤄진 행정장관 선거인단 선출 때 이 117명 선거인단을 친중파 진영이 독식했다.

당시 선출된 선거인단은 친중파 726명, 범민주파 325명이었다. 이 때문에 다음 해 행정장관 선거 때 친중파인 캐리 람(林鄭月娥) 현 행정장관이 무난히 당선될 수 있었다.

현재 홍콩 내 친중파 정당 중 최대 세력을 자랑하는 민주건항협진연맹(민건련)에는 115명의 구의원이 소속돼 있다. 이와 함께 친중파 진영은 327석의 절대적인 의석을 차지하며 18개 구의회를 모두 지배하고 있다.

반면 범민주 진영은 118석으로 친중파 진영의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다. 민주당이 37석을 보유하고 있으며 신민주동맹이 13명의 구의원을 보유하고 있다.

민주화 요구 진영에서도 선거일에는 최대한 폭력을 자제하고 투표로 현 정부를 심판하자는 목소리가 크다.

시위대가 자주 이용하는 온라인 토론 사이트 LIHKG에서는 많은 이용자가 "선거를 파괴하지 말자"고 제안했다.

이번 선거 결과도 시위 사태의 향방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범민주 진영이 승리할 경우 중국 중앙정부의 강경한 대응 방침 등으로 최근 수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시위대에 큰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행정장관 직선제 등 정치개혁 요구가 활기를 띨 가능성도 있다.

반대로 친중국 진영이 예상 밖의 승리를 거둔다면 그렇지 않아도 수세에 몰린 시위대의 기세가 더욱 꺾일 것으로 보인다.

glfh200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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