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강혜원의골프 디스커버리] 스코어가 좋아도 우승 못할 수 있다
엔터테인먼트| 2019-11-26 11:15

2019년 LPGA시즌에서 교포선수를 포함해서 한국인이 거둔 승수는 총 17승이다. 고진영을 포함해서 박성현, 허미정, 김세영 4명이 2승 이상씩을 거뒀다. 그야말로 대한민국 여자 골프가 세계를 호령하고 있다.

스포츠의 승자는 결국 우승자다. 우승자가 모든 하이라이트를 받고 거액의 상금을 가져간다. LPGA 대회에서 큰 대회일수록 1등과 2등의 상금 차이는 거의 2배 차이가 넘는다. 우승을 못한 선수는 기억되지 않고 잊혀지기 마련이다.

올 시즌 우승을 못한 이들 중 가장 안타까운 선수는 김효주다. 김효주는 올해 준우승만 3번, 탑10을 무려 12차례 기록했다. 상당히 일관성 있는 성적이다. 지난 2년간 부진했던 성적을 생각하면 놀랍도록 성적이 향상됐다. 2014년에 KLPGA 5승과 에비앙 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하며 LPGA에 화려하게 진출했던 김효주는 최근 2년간 급격한 내리막길을 걸었다. 컷 탈락도 많았고, 2017, 18년에 탑10에 오른건 겨우 5회 뿐이다. 그러나 김효주는 이번 시즌을 준비하면서 많은 땀을 많이 흘렸고, 부단히 노력했다. 그 결과 올해 계속 선두권에 자신의 이름을 계속 올리며 존재감을 되찾았고, 다시 충분히 우승할 수 있는 실력을 가지고 있음을 입증했다.

무엇보다 김효주는 올시즌 평균 스코어 2위를 기록했다. 평균 스코어 69.4타로 평균 스코어 1위를 기록한 고진영과는 0.34타 차이다. 이런 평균 스코어 기록을 작성했으면서 우승을 못했다는 것이 오히려 믿기지 않을 정도다. 지난 수년간 평균 스코어 2위를 한 선수가 우승을 못한 기록을 찾을 수가 없다. 올해 김효주를 제외하고 평균 스코어 8위까지의 모든 선수들이 우승을 했다. 게다가 김효주가 2015년, 2016년 LPGA에서 각 1승을 기록하던 때에도 평균 스코어 기록은 올해보다 더 좋지 않았다. 그래서 그 차이가 더 두드러지게 보인다.

김효주의 기록에서 보듯이 공을 잘 치고, 스코어를 잘 내도 우승을 못할 수 있는 것이 골프다. 공이 잘 맞고 샷이 좋아도 스코어가 안 나오는 날이 있고, 스코어가 잘 나와도 우승을 못할 수 있다는 건 아이러니이지만, 모든 선수들의 경기에 꼭 존재하는 부분이다. 그래서 스포츠는 더 예측이 어렵고, 재미있을 수 밖에 없다.

골프팬들에게 오로지 우승만이 모든 가치의 잣대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무리 스코어가 좋아도 때로 운이 안 따라서, 또는 다른 선수가 그날 갑자기 잘 쳐서 우승을 놓칠 수도 있다. 우승한 선수는 물론이지만 전보다 더 나아지고 계속해서 향상되고 있는 선수들에게도 격려와 응원을 해주기 바란다. 김효주는 올해 본인의 프로 데뷔 기록 중 가장 좋은 평균 스코어 기록을 만들어냈다. 오랜 기간 부진을 이겨내고 다시 우승 경쟁 속으로 돌아온 것에 큰 박수를 보낸다. 노력하는 자는 언제나 박수를 받을 자격이 있다.

〈KLPGA 프로·PGA투어 한국콘텐츠 총괄〉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