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계층 이동 갈수록 어려워진다…정체가구 비중 증가
뉴스종합| 2019-12-04 09:12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최근 들어 계층 간 이동에서 정체가구의 비중이 증가해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가구 특성별 중산층 비율 및 가구 계층 이동성 분석’ 보고서를 통해 지난 2007년부터 2017년 동안의 계층 이동성을 분석한 결과를 4일 발표했다. 한국복지패널조사의 가장 최근 데이터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 최근 들어 가구 계층간 이동이 정체하는 현상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계층 이동성은 가구를 상위층, 중산층, 하위층으로 분류해 계층간 이동이 일어나는 빈도를 분석한 지표다.

먼저 한경연이 2년 단위로 계층 이동성을 분석한 결과, 2007~2009년에는 정체 가구의 비중이 73.2%였지만 2015~2017년에는 정체가구의 비중이 이보다 증가한 75.5%로 나타났다. 1년 단위로 본 계층 이동성에서는 75.7%에서 80.8%로, 3년 동안의 계층 이동성에서는 70.7%에서 73.4%로 최근 계층 이동에서 정체 가구 비중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보고서는 정체가구 증가로 계층 이동성은 하락했지만 2017년(2년 기준) 계층 상승 비율(11.5%)과 계층 하락 비율(13.1%)의 격차가 크지 않아 이동의 방향성 측면에서는 비관적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한경연은 또 가구의 가처분소득을 바탕으로 가구 특성에 따른 가구 중산층 비율도 추정했다. 그 결과 2017년 기준으로 남성 가구주의 중산층 비율(60.6%)이 여성 가구주 중산층 비율(53.8%)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주의 교육수준 기준으로는 고졸 가구주의 중산층 비율이 가장 높은 것(66.3%)으로 나타났다. 대학원졸 이상 학력의 가구주에서 중산층 비율이 낮게 나타났는데 이는 중산층보다 상위층에 속하는 비중이 더 높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가구주 아버지의 학력수준별 중산층 비율에서는 2007년(고졸 55.2%, 대졸 39.4%)보다 2017년(고졸 62.1%, 대졸 55.9%)에 부의 학력에 따른 중산층 비율 편차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감소하고 있었다. 한경연은 “아버지의 학력이 자녀세대에 미치는 영향력이 완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가구주의 취업형태별로 살펴본 중산층의 비율은 가구주가 무직인 경우에 가장 낮은(48.0%) 것으로 나타났고, 임시직인 경우 중산층의 비율이 72.3%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상용직의 경우 상류층의 비율이 높아 중산층 비율은 이보다 낮았다.

가구 내에서 취업자 수에 따라 중산층 비율도 다르게 나타났는데 취업자 수가 0명일 경우에 중산층 비율이 가장 낮은(40.2%) 것으로 나타났으며 취업자 수가 한 명이라도 있으면 중산층 비율은 이보다 높았다.

한경연은 이같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상향 계층이동의 결정요인은 역시 일자리라고 지적했다.

한경연은 2017년 자료를 기준으로 하위층과 중산층을 대상으로 로짓과 프로빗 모형을 사용하여 중산층에 속할 가능성을 유의적으로 증가시키는 요인을 분석했다. 그 결과 취업과 관련한 변수들이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주의 취업형태가 상용직일 경우는 중산층에 속할 가능성이 40%p나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임시직일 경우는 20%p, 자영업자일 경우 14%p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주 외에 취업자가 있는 경우 그렇지 않은 가구보다 중산층에 속하게 될 확률이 20~21%p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분석결과를 바탕으로 볼 때 하위층에서 중산층으로의 상향 계층이동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인은 역시 일자리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이를 바탕으로 중산층으로의 계층 상향이동을 도모하고 중산층의 안정적 유지 및 확대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일자리 및 취업기회 확대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유진성 국가비전연구실장은 “비정규직 규제 완화, 정규직 고용보호 완화 등을 통해 일자리 창출을 위한 여건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근무시간 유연화를 통해 가구원들이 노동시장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하여 가구소득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jinlee@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