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균열 생긴 4+1 협의체…협상 난항 직면
한국당 반대 여전…3당 협상도 안갯 속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이 원내대표, 이해찬 대표, 박주민 의원. 연합뉴스 |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더불어민주당이 진퇴양난에 빠졌다. 공조에 금이 간 여야 4+1 협의체와 패스트트랙 법안을 원천 반대하는 자유한국당 사이에서 민주당은 해법을 찾지 못하는 분위기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 4+1 협의체가 전날 선거제 법안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자 민주당은 돌연 협상을 멈췄다. 민주당은 “선거법과 관련한 조정안, 협의안 등은 더 이상 추진하지 않겠다”며 선거법 원안 상정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당초 4+1 협의체는 ‘지역구 250석·비례대표 50석’과 ‘연동률 50% 적용’ 원칙에 합의했다. 그러나 비례대표 의석 중 몇 석을 연동시킬지에 대해선 의견이 갈렸다. 민주당은 거대정당의 비례대표 의석을 최소한으로 확보하기 위해 준연동형 대상 비례대표 의석 수를 50석에서 30석으로 줄이자고 주장한 반면 군소정당은 연동률을 더 줄이면 선거제 개혁의 취지가 사라진다고 맞섰다.
이들은 석패율도제 도입을 두고도 대립했다. 민주당은 석폐율제를 6명 이상으로 적용하면 중진 의원들의 의석 보장용으로 악용될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군소정당은 지역주의 타파를 위해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상무위원회에서 “민주당은 한국당과 협상카드를 흘리고 또 한편으로 4+1 협의체의 합의가 안되면 원안을 상정해서 부결되도 상관없다는 식으로 압박한다”며 “이것은 개혁을 원하는 국민들에 대한 협박”이라고 날을 세웠다.
4+1 협의체의 파열음 속에서 민주당은 우선 공조 복원 가능성을 살펴보겠다는 입장이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4+1 협의체의 재가동을 위해 원내대표급 회동이 가능한지 다시 타진하고 모색해보겠다”며 협상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선거제 법안을 두고 민주당의 통 큰 양보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선거법 제도는 상호 간의 최선의 방법을 모색해야 되는데 일방적인 요구에 의해 합의를 못 보고 있다”며 “특히 석패율 제도는 원래 지역 구도를 완화하기 위한 취지인데 오히려 중진들 재보선용으로 악용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석패율 제도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못박았다. 선거제에 대한 기존의 입장을 고수하겠다는 뜻을 내비치면서 향후 협상이 쉽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한국당과의 협상도 민주당의 또 다른 난제다.
한국당의 원내 지도부가 교체된 뒤 민주당은 협상의 여지를 모색했지만 심재철 한국당 원내대표가 더욱 강경하게 나오면서 이마저도 어려워진 상황이다. 이날 국회의장 주재로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의 회동도 예정되어 있지만 심 대표는 “여당 하수인 역할을 하는 국회의장을 만나서 무슨 이야기를 하냐”며 불참 의사를 밝혔다. 한국당이 사실상 협상의 문을 닫은 것이다. 민주당은 선거법이 ‘게임의 룰’인만큼 한국당과의 합의 처리를 강조하고 있지만 사실상 불투명해졌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이해찬 대표는 한국당을 향해 “국민이 70% 이상이 찬성하는 검찰개혁의 대의에 협력하고 선거제 개혁에 조금이라도 진정성 있게 협상할 의사가 있다면 민주당은 교섭단체 협상에 언제든지 나설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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