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 최초 '레프리 디벨롭먼트 프로그램' 초청받아 9일 출국
황인태 KBL 심판./사진=KBL 제공 |
[헤럴드경제=김성진 기자]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한국농구계를 위한 의미있는 한걸음이 될 지 모른다.
황인태 KBL 심판이 아시아 최초로 NBA로부터 'NBA Referee Development Program'에 초청을 받아 미국으로 떠난다. 황 심판은 6일 서울 신사동 KBL 사옥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처음 제의를 받았을 때 믿기지 않았다. 내가 잘해서 간다기보다 운이 좋았고 선배들이 터를 잘 닦아 놓아서 된 것 같다"며 기대와 불안함이 교차하는 표정으로 각오를 밝혔다.
홍기환 KBL 심판부장은 "황 심판은 이미 17년부터 3년 연속 서머리그에 초청을 받으며 인정을 받았다. 작년 6월 1차시험 고배를 마셨지만 황 심판의 자질을 눈 여겨 본 미셸 존슨 NBA 심판부장이 메일로 '우수한 인재이니 미국에 오면 연봉과 일자리를 주겠다'는 제안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이 프로그램은 NBA, G리그(NBA 하부리그),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심판이 되기 위한 교육과정으로 총 85명의 교육생이 참가한다.
황인태 KBL 심판./사진=KBL 제공 |
황인태 심판은 프로암 경기, 대학·고등부 경기 등에서 심판으로 활동하고 경기가 없을 때는 NBA 심판 팀의 일원으로 NBA 사무국에 매일 출근해 경기 분석 방법을 배우고 프로 심판들에게 필요한 자료 제작에 참여하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이수하게 된다.
황인태 심판은 2004년 대한민국농구협회 심판을 시작으로 2008년부터 KBL 심판을 맡아 465경기(플레이오프 포함)에 출장한 베테랑이다. 2016 리우올림픽 여자농구 결승전 심판을 맡기도 했으며, 아시아챔피언스컵 농구월드컵 등에도 나선 바 있다. 다음은 황 심판과의 일문일답.
-새로운 도전을 하면서 망설이지는 않았나.
▶사실 두렵다. 먼저 가서 근무환경이나 집과 차를 구하는 등 기본적인 준비를 마치고 가족들이 합류할 예정이다. 아내가 응원해줘서 결심을 할 수 있었다.
-처우는 어떻게 되나.
▶공개할 수는 없지만 NBA 심판이 아니기때문에 많지는 않다. 지금 대우와 비슷하거나 좀 적을 것 같지만 3년 동안 기회가 주어지고 합격하면 G리그 심판으로 뛰게 된다. 거기서 심판으로 활동하다 NBA 심판자격을 노려볼 생각이다.
-심판으로 데뷔해서 지금까지의 시간들을 돌아본다면.
▶갑자기 가게되서 아직 돌아보지는 못했다. 심판은 100점으로 시작해서 점수를 깎아먹고 나오는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농구가 너무 좋아 시작한 일이기 때문에 계속 노력하겠다.
-NBA 심판들의 판정을 보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그들도 실수는 있다. 하지만 비슷한 상황에 내리는 판정에 일관성이 있고, 선수들이 판정에 대해 물어볼때 공명정대하게 설명해주는 것 같았다. 그리고 기본에 정말 충실했다.
-언어적인 준비는 어떤가.
▶가장 큰 문제가 될 것 같다. FIBA 등의 국제 경기에 나갔을 때도 듣는 건 큰 문제가 없었는데 대화를 많이 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기 때문에 노력을 많이 해야할 것 같다.
-KBL에 남아 있다면 안정적일텐데라는 생각은 없었나.
▶올림픽에 서보고 싶다는 꿈이 있었는데 리우올림픽 결승에 나서면서 꿈보다 더 이룬 셈이다. 당시 16강전 이후 배정이 없어 마음을 비우고 있었는데 스페인 심판이 '결승에 배정될 것'이라고 알려줬을때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앞으로의 심판인생은 보너스라고 생각한다.스페인 심판이 결승배정 알려줬을때 눈물이 나려고 했다.
withyj2@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