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한령 이후 최대 규모 인센티브 단체방한에 기대감↑
한한령 유지땐, 한중 수뇌부-장관 ‘우정’ 약속 무색
중소 기업, 단체행사, 목적여행 수요, 패키지 수용가능
37%차지하던 패키지 6%로 하락했다 작년부터 회복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중국 당국은 2017년초 한국내 사드(THAAD) 배치를 이유로 한국행 단체관광을 금지시키는 한한령을 실행했다.
수십명 이내의 인원이 참가하는 패키지 단체, 크루즈 단체는 2017년 3월 이후 1년 가까이 자취를 감췄고, 컨벤션 행사(MICE)로 분류되는 인센티브 단체는 급감세 속에 간간히 이어졌다.
패키지 단체관광은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방문 직후인 2017년 12월 베이징, 산동성을 시작으로 2018년까지 순차적으로 호북성, 충칭, 상하이, 강소성 까지만 한한령에서 벗어났을 뿐, 나머지 지역에선 2020년 새해가 밝아도 여전히 통제되는 상황이다.
인센티브관광은 회사가 비용의 전체 또는 일부를 부담해 구성원들의 성과에 대한 보상 및 동기 부여를 위해 마련한 포상여행이다. 버스 한 대에 채울만한 불특정 다수의 인원을 모객해 구성하는 패키지 단체여행과는 성격이 다르며, 중국당국도 이를 공식행사로 분류해, 적극적으로 통제하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인센티브 관광 역시 2017년 이후 크게 위축돼 있었다. 중국인의 한국행 인센티브 관광은 2016년 12만3410명이었다가 2017년 1만7293명으로, 7분의1 급감했으며, 한중 관계가 정상화 조짐을 보이면서 2018년 3만9921명으로 2배 이상 늘었고, 2019년엔 10월까지 9만명을 넘어서는 등 한한령 직전인 2016년 실적에 근접한 것으로 추계됐다.
국내 관광업계는 2017년 한한령 이후 최대규모인 이번 중국기업 이융탕 임직원들의 인센티브 단체관광(1월7~12일)이 패키지 단체관광의 해빙에도 좋은 영향으로 작용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한중관계가 더욱 긴밀해지는 분위기가 조성됐다는 점이 한중 단체관광 교류에 고무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한령 이전 중국인 단체관광객들의 환한 표정 |
한한령 이전인 2016년 방한 중국인의 입국유형별 비율은 개별여행 56.6%, 단체여행 37.4%, 에어텔(항공-숙박만 묶어 예약)이 5.9%였다.
그러나 한한령 이후 2017년엔 개별여행이 91.7%로 대다수를 차지하고, 단체여행 6.9%, 에어텔 1.4%로 바뀌었다. 2018년에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지난해 부터 단체여행와 에어텔의 비중 높아지기 시작한 것으로 추계되는 가운데, 올해엔 패키지 단체의 비중이 더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일부 패키지의 경우 중국내 작은 규모 기업, 단체, 모임의 수요에 충족할 수 있고, 특색있는 테마에 기반한 한중교류 차원 수요도 담을 수 있기 때문에, 수십명 단위의 단체여행객들이 주문형 패키지라는 방식으로 방한할 여지가 충분하다.
가장 중요한 변수는 뭐니뭐니해도 한중 외교장관들의 “양국관계의 발전 노력”이라는 약속을 관광분야의 중국 당국이 어떻게 실행에 옮길 지이다.
특히 시진핑 국가주석이 오는 3월쯤 방한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기대감은 현실화될 전망이다.
우리는 한한령 이전 수준으로 중국에 많이 가는데, 중국 관광당국은 여전히 한한령을 고수할 경우, 시주석의 양국관계 개선 의지, 중국 외교부장 등 상층부의 큰 약속이 무색해지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는 것이다. 나아가 “참을 만큼 참았는데, 역시 중국은 못믿겠다”는 한국내 반중 정서의 확대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의견도 일부 나타난다.
속도와 시기의 문제만 남았을 뿐 한중 양국 관광교류의 걸림돌은 날이 갈수록 제거될 것으로 전망된다. 관광은 평화와 우정을 기반으로 하는 것이므로 외교의 친선이 관광교류의 확대로 연결되는 것은 당연하다는 낙관론도 커지는 이유이다. 지금까지 통상적인 국제관계를 보면 문화관광 교류는 반드시 경제산업 협력, 나아가 정치 군사 공조로 이어지기 때문에, 결코 무시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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