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미·이란 무력 충돌, '세계 화약고' 중동전 발생하나
뉴스종합| 2020-01-08 16:55
8일(현지시간) 미군이 주둔한 이라크 내 아인 알아사드 공군기지로 추정되는 지역에 미사일이 떨어져 폭발이 발생한 모습. 이란 혁명수비대는 이날 새벽 아인 알아사드 공군기지 등에 지대지 탄도미사일 수십발을 발사했다며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쿠드스군(이란혁명수비대 정예군) 사령관을 숨지게 한 미국에 대한 보복 작전이라고 밝혔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미국과 이란의 무력충돌로 ‘세계의 화약고’ 중동 정세가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8일(현지시간) 새벽 미군이 주둔한 이라크 아인 알아사드 공군기지 등에 지대지 탄도미사일 수십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혁명수비대는 이날 공격이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쿠드스군(이란혁명수비대 정예군) 사령관을 숨지게 한 미국을 향한 보복 작전이라며 “강력한 보복은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지난 3일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미군 공습으로 사망한 뒤 닷새 만에 이란이 본격적인 보복에 나섬으로써 미국·이란 무력 충돌이 확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난 강대국 미국과 중동의 군사강국 이란의 전면전 가능성은 당장 크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양국이 전면전을 벌일 경우 엄청난 인명 피해를 피하기 어렵고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도 미국에 ‘비례적’ 공격을 지시한 상황이다.

그러나 이란의 이번 공격에 대한 미국의 재반격 수준 등에 따라 군사적 충돌이 격화될 우려가있다. 이란이 검토할 수 있는 카드 중 하나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다. 걸프 해역의 입구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해상 물동량의 30%를 차지한다.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이라크,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주요 산유국이 아시아, 유럽 쪽으로 원유를 수출하는 길목이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차단할 경우 원유 수송 경로가 막히면서 중동은 물론, 전 세계에 미치는 정치·경제적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과 이란의 무력충돌에 따른 전운이 중동 곳곳으로 확산될 위험도 있다. 이란은 이슬람 시아파 맹주로 오랫동안 중동 여러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며 친이란 세력을 구축해왔다. 레바논 헤즈볼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하마스 등 이란과 밀접한 무장정파들이 보복공격에 동참할 수 있다. 이 조직들의 표적은 중동에서 미국의 우방인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이 될 공산이 크다. 친이란 세력이 미국 우방을 공격하면 중동 정세는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져들 수 있다.

반대로 그동안 신중한 행보를 펴온 이스라엘, 사우디 등이 미국의 대(對)이란 군사작전을 적극적으로 도울 경우에도 상황은 복잡해진다.

중동 곳곳에서 친미 성향의 국가들과 이란과 밀접한 무장정파 간 ‘대리전’이 빈발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이날 미군이 주둔하는 이라크 군기지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며 “미국의 우방은 우리의 미사일 공격에 대한 미국의 반격에 가담하면 그들의 영토가 우리의 공격 목표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gr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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