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은이 보유한 한진중공업·STX조선해양·대한조선 등 이관 검토중
개별 턴어라운드 한계…통합 경영 전략
수출입은행·유암코 보유 조선사까지 통합 가능성
8개사 묶은 지주사 설립 후 외부투자유치 전망
[헤럴드경제=김성미·이세진 기자]KDB산업은행 구조조정 전담 자회사 KDB인베스트먼트가 올 상반기 2호 자산을 이관 받는다. 산은이 관리하는 조선사들을 이관 받아 통합 조선 지주사 설립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잇는 조선해양 구조조정 2탄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1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KDB인베스트먼트는 올 상반기 산은으로부터 한진중공업, STX조선해양, 대한조선 등 조선사를 이관 받을 준비에 한창이다. 산은이 보유하고 있는 조선 3사의 지분을 넘겨받고 통합 조선사 설립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7월 1호 자산으로 편입된 대우건설에 이어 2호 자산이 될 것으로 보인다.
조선업은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추진으로, 삼성중공업과 함께 빅2 체제로 재편되고 있다. 경영 정상화에 나선 한진중공업, STX조선해양, 대한조선 등 중형 조선사는 대형 조선사와의 기술 격차, 중국 조선사와의 가격 열위 등으로 개별 턴어라운드가 어려운 상황이다.
그동안 산은은 관리 하에 있던 중형 조선사들의 재무건전성 개선에 주력했다. KDB인베스트먼트는 통합 중형 조선사 운영을 통한 원가 절감, 수주 경쟁 완화, 선종 및 선형 재편, 품질 관리 등 사업 본연의 경쟁력을 확보해 기업가치 향상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2호 자산은 1조원이 훌쩍 넘는 규모로 전망된다.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고 있는 한진중공업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자산총액이 약 2조2000억원에 이른다. 국내 채권단의 지분 보유율은 약 70%로, 이 중 산은은 약 16.14%를 갖고 있다. 산은이 보유한 자산 규모는 약 3500억원이다.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STX조선해양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자산총액이 약 1조원이다. 국내 채권단의 지분 보유율은 약 70%며 이 중 산은이 약 35.38% 갖고 있다. 산은이 보유한 STX조선해양의 자산 규모는 약 3500억원이다.
마찬가지로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대한조선은 2018년 말 기준 자산총액이 약 6200억원에 이른다. 대한조선은 국내 채권단이 90% 넘게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산은 비율은 무려 70%에 이른다. 산은이 보유한 대한조선의 자산 규모는 약 4300억원이다.
문제는 이처럼 국책은행 아래 있는 조선사가 더 있다는 점이다. 수출입은행이 대선조선을 보유하고 있으며 연합자산관리(유암코)가 조선기자재 회사인 오리엔탈정공, STX엔진, 삼강S&C까지 갖고 있다. 각각의 구조조정이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결국 국책은행이 보유한 조선사를 모두 통합해 경영 정상화에 나서야 하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실제로 일본에서도 조선사 통합으로 규모의 경제를 형성한 전례가 있다. 2013년 일본 유니버설조선과 IHI마린유나이티드가 통합해 탄생시킨 일본해양연합(JMU, Japan Marine United Corporation)이 대표적이다. 한국과 중국 조선사들에 비해 부족한 규모를 통합을 통해 확보한 전략으로 꼽힌다.
앞서 앞서 유니버설 조선은 NKK와 히타치조선의 조선 부문이 2002년 통합해 탄생했고, 같은 해 IHI 역시 스미모토중기계공업과의 사업통합으로 만들어졌다. JMU는 두 차례의 통합을 거쳐 일본에 7개 조선소를 산하에 두게 되면서 생산력을 확대해 오고 있다.
다만 통합 조선사 설립을 위한 주식교환비율 책정, 회생채무 상환을 위한 자금 확보 등의 작업이 만만치 않아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KDB인베스트먼트의 계획에 따라 2호 자산 이관을 준비하고 있다”며 “산은에서 재무 구조조정이 일단락된 회사들이 넘어가 기업가치 향상에 주력하는 구조로,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miii03@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