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아마존CEO ‘폰 해킹’ 의혹에 UN도 참전…“사우디 왕세자 敵 감시 행태…즉각 조사해야”
뉴스종합| 2020-01-23 08:46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의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 휴대폰 해킹 의혹이 일파만파인 가운데 배후가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인 것으로 UN이 사실상 결론 내렸다. 베이조스는 22일(현지시간) UN보고서가 발표된 직후 자신의 트위터에 사우디를 비판하는 칼럼을 게재하다 살해된 자말 카슈끄지를 추모하는 사진을 게재했다. [제프 베이조스 트위터]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 최고경영자(CEO)의 휴대폰 해킹 사건에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개입했다고 UN이 사실상 결론냈다. 미국 등이 즉각 살만 왕세자를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그네스 캘러마드 UN인권조사관은 22일(현지시간) 성명·보고서를 내고 “베이조스 휴대폰에서 나온 포렌식 증거는 그를 감시하는 데 살만 왕자가 개입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앞서 영국 가디언이 살만 왕세자 소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서 바이러스에 감염된 바디오파일이 베이조스에게 발송됐고, 파일을 통해 베이조스 개인정보가 유출됐을 가능성을 보도한 걸 확인한 셈이다.

보고서는 베이조스 소유인 워싱턴포스트(WP)가 사우디에 관한 보도를 멈추지 않으면 영향력을 행사할 목적이었다고 해킹 배경을 추정했다. 자말 카슈끄지라는 언론인은 이 신문에 사우디 왕실 비판 칼럼을 몇 차례 게재했다. 2018년 터키 이스탄불의 사우디 영사관에서 살해됐고 배후로 살만 왕자가 지목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베이조스 휴대폰 해킹은 카슈끄지 살해 다섯 달 전인 5월1일 이뤄졌다. 살만 왕세자의 왓츠앱 계정으로 ‘사우디에서 경제적으로 성공한 사람’이란 글과 동영상 파일이 베이조스에게 발송됐고, 여기엔 휴대폰 정보를 빼낼 수 있는 악성코드가 심어져 있었다. 살만 왕세자는 같은 해 4월 미국 LA의 한 저녁식사 자리에서 베이조스와 친분을 쌓고 전화번호를 입수했다고 한다.

캘러마드 조사관은 성명에서 “베이조스 휴대폰 해킹 의혹은 미국과 관련국이 즉각 조사에 나서야 한다”며 “여기엔 사우디 왕세자가 적으로 인지한 사람을 목표로 삼아 ‘지속적이고, 수 년간, 직접적이고도 개인적으로’ 개입한 것도 포함된다”고 했다.

사우디 측은 UN보고서를 일축했다. 다보스포럼에 참석 중인 파이살 빈 파한 알 사우드 외무장관은 “살만 왕세자가 베이조스 휴대폰을 해킹했다는 생각은 완전히 어리석다”며 “보고서가 사우디에 투자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조스는 이날 UN보고서가 공개되자 자신의 트위터에 카슈끄지를 추모하는 사진을 올렸다. 그가 카슈끄지 추모식에 참석했던 장면이다. 다른 메시지는 없고 ‘#Jamal(자말)’이라고만 써놨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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