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전세계 나라 92%가 ‘18세 선거권 인정’…일본·핀란드 사례, 교훈 삼아야
뉴스종합| 2020-01-30 09:43
34세로 세계 최연소 총리인 핀란드의 산나 마린. [EPA]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18세 선거권 인정은 세계적인 추세로, 전세계 나라의 약 92%가 이를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한국에 앞서 18세 선거권이 허용된 일본과 핀란드에서는 학교에서 폭넓게 모의선거 교육이 허용되고 있어, 한국도 이를 교훈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30일 석주희 한림대학교 일본학연구소 HK연구소 박사가 공개한 ‘일본의 18세 선거 참정권 사례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은 지자체와 선거관리 위원회가 주관해 고등학교 모의선거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일본은 젊은 세대들의 투표 관심 저하로 인해 선거 연령을 낮췄다. 또 선거연령 하향 후 실시된 선거에서 비교적 높은 선거율을 기록했다. 선거권 연령을 하향 조정해 최초로 실시된 2017년 중의원 의원총선거에서 10대 투표율은 40.49%로(18세 47.87%, 19세 33.25%) 20대 투표율과 비교할 때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일본은 선거권 연령 하향에 대응해 학교현장에서 정치나 선거 등에 관한 학습내용을 충실히 이행하기 위해 총무성과 문부과학성이 주도해 ‘우리들이 개척하는 일본의 미래’를 제작했다. 여기에는 고교생에게 지역의 과제를 스스로 고찰해보고, 후보자 평가표 작성, 정당이나 정책 비교해 토론하는 것은 물론이고 모의선거를 통해 투표와 개표를 실시하고, 학생과 교원이 함께 투표를 하는 작업까지 포함돼 있다.

석주희 박사는 “일본의 선거교육은 선거 참여나 투표 방식에 관한 것으로, 어디에도 특정 정당이나 정치가에 관한 것이 없다”며 “정확한 매뉴얼을 만들어서 모의선거를 실시한 결과, 선거연령 하향으로 유권자가 늘어나고 선거율이 높아지는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핀란드에서는 지난해 12월 34세의 젊은 여성 총리와 다수의 여성 장관들(19명 중 12명)로 구성된 새 내각이 출범해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총리인 산나 마린과 재무부장관 까뜨리 꿀무니, 내무부장관 마리아 오히살로, 교육부장관 리 안데르손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모두 20대 초반부터 정당에 가입해 활동을 시작했고, 20대 중후반부터 헬싱키, 땀뻬레(Tampere), 뚜르꾸(Turku), 로바니에미(Rovaniemi) 등 주요 지방자치단체의 시의원과 국회의원을 역임한 뒤 최근 당대표 및 내각의 장관직을 맡아 활약하고 있다.

서현수 서울대학교 분배정의연구소 연구원의 ‘참정권 측면에서 본 18세 선거권의 의의와 한계: 핀란드 사례와의 비교적 관점에서’ 보고서에 따르면, 핀란드에서는 청소년들이 학교와 사회의 다양한 의사결정 과정에 적극 참여할 것을 권장받고 있다. 또 15세 이상의 청소년들은 주민시민발의와 주민투표에도 참여할 수 있고, 정당 산하에 있는 청년 조직에도 가입할 수 있다.

핀란드에서 참정권 연령은 24세에서 점진적으로 낮아졌다. 1944년부터 21세로 낮아진 선거권 연령 기준은 1968년에 다시 20세로 낮아진 뒤 1972년부터 현재와 같은 18세로 하향 조정됐다.

현재 핀란드의 청소년 단체들은 아동, 청소년의 참여권 증진을 위해 선거권 연령을 오스트리아와 같이 만 16세로 더 낮출 것을 요구하고 있다. 선거 업무를 관장하는 법무부도 이를 검토하고 있고, 현 정부는 시민발의 및 유럽시민발의 서명 가능 연령 기준을 현행 18세에서 15세로 낮추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서현수 연구원은 “핀란드에서는 종합학교와 고등학교의 일반 사회 교과목에서 민주주의 교육의 일환으로 선거, 정당, 의회 등에 대해 학생들에게 구체적이고 생생한 지식과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며 “제반 시스템과 문화가 여러 세대 동안 발전을 거듭해온 결과, 오늘날 각급 선거에서 청년들이 비중있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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