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임종석 포토라인에…檢 ‘대통령 30년지기’ 선거지원 의혹 캔다
뉴스종합| 2020-01-30 11:28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청와대의 2018년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는 임종석(54)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검찰에 출석했다. 조사 내용에 따라 문재인 대통령의 오랜 지인인 송철호(71) 현 울산시장 당선에 청와대가 조직적으로 개입했는지가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임 전 실장은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나와 “이번 사건은 작년 11월에 검찰총장의 지시로 검찰 스스로 울산에서 1년8개월 덮어놓은 사건을 이첩할때 이미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기획됐다고 생각한다”며 “아무리 그 기획이 그럴 듯 해도 없는 것을 있는 것으로 바꾸진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말 제가 울산지방선거에 개입했다고 입증할 수 있느냐”고 반문한 뒤 “(입증)못하면 그땐 누군가는 반성도 하고 사과도 하고 그리고 책임도 지는 것이냐, 저는 검찰이 좀 더 반듯하고 단정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임 전 실장은 ‘송철호 시장에게 출마를 권유 한 사실이 있느냐’, ‘임동호 전 취고위원에게 경선포기 대가로 자리 제안했느냐’ 등의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조사실로 향했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 김태은)는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던 임 전 실장이 이번 사건을 주도했는지, 대통령의 의중이 얼마나 반영된 것인지 확인할 예정이다.

전날 13명의 관계자들을 대거 재판에 넘겼던 검찰은 임 전 실장과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은 대면 조사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해 기소를 유보했다. 2월3일자로 검찰 인사가 단행되기 때문에, 그 전에 임 전 실장과 이 비서관을 재판에 넘기고 사건을 마무리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사건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고 결론날 경우 정국을 흔드는 뇌관이 될 수 있다.

임 전 실장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송 시장의 출마를 요청하고, 당내 경쟁자였던 임동호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에게 경선 포기를 종용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조사를 받았던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따르면 검찰은 송 시장의 선거캠프에서 참모역할을 했던 송병기 전 울산시 경제부시장의 업무수첩에서 ‘VIP가 직접 후보 출마 요청하는 것을 면목없어 해 비서실장이 요청한다’는 취지의 메모를 확보했다.

당시 송 시장을 비롯해 임 전 위원과 심규명 변호사가 예비후보로 나섰지만, 민주당은 경선없이 송 시장을 단수 공천했다. 임 전 위원은 앞서 검찰 조사에서 임 전 실장과 한 전 수석 등이 참석한 술자리에서 일본 오사카 총영사 등 자리에 관한 얘기를 나눈 적이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울산 경찰의 김기현 전 시장 하명수사 의혹과 관련해 청와대 참모진의 대재적인 선거개입이 있었다고 결론냈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전날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포함한 대검 간부들과 이 사건 처리 방향을 정하는 회의를 열고 한병도 전 청와대 정무수석,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등 청와대·울산경찰·울산시 관계자 13명을 일괄기소하기로 결정했다.

회의에는 구본선 대검 차장, 배용원 공공수사부장, 임현 공공수사정책관, 신봉수 서울중앙지검 2차장검사, 김태은 공공수사2부장 등 10여명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이 지검장을 제외한 9명은 13명에 대한 불구속 기소방침에 찬성했다. 신 차장검사는 차장전결로 공소장을 결재하고 법원에 접수했다. 이 지검장은 수사심의위원회 등 외부자문단 협의를 거쳐 처리를 하자는 입장이었다.

송 부시장은 1987년 노무현 전 대통령, 문 대통령과 부산·울산에서 ‘영남 인권 변호사 3인방’으로 활동했다. 문 대통령과는 30년지기 절친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14년 보권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송 당시 후보의 토크콘서트에 참석해 적극 지지하기도 했다. 송 시장은 지난 시장선거 2회, 국회의원 선거 6회 등 8번의 낙선 끝에 9번째 도전에서 울산시장에 당선됐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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