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진천·아산 반발..‘염태영 일성록’ 비밀열쇠
뉴스종합| 2020-01-30 17:54
2015년6월14일 수원병원인근 주민들이 의료진과 확진환자 노고와 쾌유를 비는 응원의 리본을 달고있다

[헤럴드경제(수원)=박정규 기자] 우한 전세기 1대가 30일 오후 8시45분 출발한다. 최대 360명 수송이다. 당초 2대에서 1대로 줄었다. 31일 오전 6시30분 김포공항에 도착해 진천·아산에 14일간 격리 수용된다. 나머지 교민은 추후 중국과 협의 결과에 따라 전세기로 수송된다. 확진환자도 늘었다. 이젠 6명이다.

하지만 진천·아산 주민 반발이 거세다. 정부는 좌불안석이다.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 진화중이다.

'메르스 일성록'에 해결 비법이 수록돼있다. 염태영 수원시장이 만든 시민소통 백서다. 똑같은 전염병 님비 극복사례가 담겨있다. ‘메르스 일성록 69일’이 백서 제목이다. 정조는 일성록 기록에 충실했다.

메르스 속보를 실시간으로 공개해 ‘메르스 전사’ 별칭을 얻은 염 시장은 이번에도 설 연휴전부터 '신종 코로나' 확산을 경계하고 실시간 SNS 속보를 시작했다. 30일까지 속보 15보를 올렸다. 누구보다도 빨랐다. 전국 광역·지자체장중 단연 1위다.

염 시장은 진천·아산 주민들과 같은 유사한 반발을 이미 경험했다. 하지만 해결책을 내놓은 유일한 지자체장이다.

메르스 사태로 돌아가보자.

2015년 6월 메르스 사태 당시 중점치료병원으로 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이 지정됐다. 주민 반발이 당연했다. 경기도 전역 확진 환자가 수원병원에 모아지기때문이다.특히 수원병원은 아파트가 밀집한 수원 도심 한 복판에 위치해있어 반발이 거셌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직접 나서 주민들을 설득했다. 염 시장이 손에 쥔 카드는 '역지사지(易地思之)였다. 그때도 염시장은 SNS를 통해 정확한 정보를 공개했다는 점이 시민들을 설득하는데 중요한 보탬을 했다. 신뢰의 문제였다.

염태영 수원시장이 2015년 6월12일 수원병원 인근 주민들을 직접 설득했다.

염 시장은 "여러분의 가족이 확진자라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그들이 잘못해서 감염된 게 아니고 열심히 생활하다 운이 없어 감염된 겁니다. 여기서 막지 못해 병이 확산되면 나 자신도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줘야 할 때입니다"고 설득했다.

수원 정자동 주민들과 상인들을 만나 설득하고, 또 설득했던 한 지자체장의 진심이 담긴 노력에 시민들이 받아들였다. 얼마 뒤 일이다.

수원시민들은 수원병원 울타리 등에 현수막과 녹색리본을 달기 시작했다. 수원시 새마을회와 수원시 주민자치위원회가 걸었다. 이 두 단체에는 정자동 주민과 수원병원 주변 정자시장 상인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수원병원 의료진에게 응원메세지도 보냈다. '메르스 희망의 거리'를 조성, 1000여명이 넘는 시민들이 방문, 녹색리본을 달았다. 의료진에게 과자와 빵을 만들어 주고 격려했다.

갈등과 위기는 전염병 시대 프레임이다. 지자체장의 진심어린 설득만이 봉합열쇠라는 교훈이 ‘염태영 일성록’에 담겼다.

fob14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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