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中, 발병 3주째까지도 우한 폐렴 통제 전혀 못 해”
뉴스종합| 2020-01-31 10:30
마스크를 사기 위해 줄을 길게 늘어서 있는 중국 시민들 [EPA]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우한 폐렴과의 전쟁에서의 승리를 강조, 총력대응을 거듭 촉구하고 있지만 정작 중국 본토 시민들은 발병 후 상당 시간이 지난 후에도 제대로된 공중보건 시스템의 보호를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이 최초로 발생한 지 3주 여가 지난 시점까지도 보건 환경이 ‘통제불능’ 상태였으며, 이로 인해 감염 확산속도가 더욱 빨라졌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30일(현지시간) CNN은 ‘공공의료 위기의 희생자’라며 중국 우한시 거주 30대 시무잉 씨에 대한 사례를 소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시 씨는 우한시 한 병원에서 우한 폐렴에 감염된 자신의 어머니와 감염이 의심되는 아버지를 하루 24시간 내내 돌봤다. 중국 보건 당국이 ‘새로운 불치병’의 원인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규정하고, 이미 첫 번째 사망자까지 발생한 상황이었다.

가족들의 곁에서 방치됐던 시 씨는 그로부터 일주일이 지난 14일께에 이르러서야 의료진들에 의해 가족들로부터 격리조치를 당했다. 당시 그는 의료진들이 상황이 좋지 않음을 설명하면서 모두 안면 마스크를 착용해야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시 씨는 “그제서야 사태가 얼마나 심각해지고 있는지 깨달았다”고 했다.

심지어 시 씨는 아직까지 감염 여부 판정도 내려지지 않은 상태다. 그는 감염된 환자들과의 비교를 위해 CT 촬영과 혈액검사 등을 받았고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보균 판정을 받기는 했지만, 최종 감염 여부를 통보받지는 못했다고 했다. 여전히 시 씨는 ‘감염 의심 환자’로 분류돼있다. CNN은 시 씨 외에도 폐렴 감염 검사를 받고서도 확진 여부를 통보받지 못한 이들이 많다고 전했다.

존 니콜스 홍콩대 병리학 교수는 “시 씨가 병원에서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면서 “의사들이 당시에 적절한 예방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 바이러스는 병원 내에서 쉽게 퍼질 수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당국의 언론 통제 조치도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신종 바이러스 확인 이후 즉시 전세계적으로 우한 폐렴에 대한 보도와 논의가 활발하게 전개됐지만, 공식 국영신문인 인민일보는 21일이 돼서야 비로소 1면을 통해 감염 상황을 알렸다.

중국정치학 전문가인 메리 갤러거 미시간대 교수는 “(언론 통제는) 중앙정부의 명령이 아닌 암묵적 규범과도 같이 여겨진다”면서 “언론들은 나쁜 소식은 가능한 은폐돼야 한다고 여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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