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조그마한 블룸버그’ vs ‘뭐든 거짓말’…미 대선 갑부들의 설전
뉴스종합| 2020-02-03 08:44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개막하는 미국 프로풋볼 결승전 ‘슈퍼볼’ 경기 중 전파를 타는 광고 영상에 등장하고 있다. [AP]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자존심으로만 치면 둘째 가라면 서러워 할 갑부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2일(현지시간) 광고로 맞붙었다. 1억명 이상이 시청하는 걸로 파악되는 미국 프로풋볼(NFL) 결승전인 ‘슈퍼볼’ TV 광고에서다. 두 사람은 60초짜리 광고에 1100만달러(한화 약 130억원)를 쏟아부었다. 슈퍼볼을 앞두곤 서로를 모욕·비방하며 신경전을 벌였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슈퍼볼 직전 인터뷰에서 블룸버그 전 시장의 키를 거론하며 조롱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 진행자가 블룸버그 전 시장에 대해 묻자 “거의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며 “그는 지금 토론을 위해 상자 하나를 원할 것”이라고 했다. 토론장에서 좀 더 커 보이기 위해 블룸버그 전 시장에겐 발판이 필요할 것이라고 우회적으로 비꼰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블룸버그 전 시장 관련, “여러분이 시청하고 있는 광고의 대부분은 ‘조그마한(Mini)’ 마이크 블룸버그가 낸 돈”이라며 “그는 아무 데도 못하고 돈만 낭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블룸버그는 ‘미친’ 버니(샌더스 상원의원을 지칭)에 대항하기 위해 민주당 전국위원회(DNC)가 선거를 조작하도록 하고 있다”고 수위를 높였다.

애초 DNC 규칙에 따르면 블룸버그 전 시장은 기부가 아닌 자체적으로 자금을 융통하고 있기 때문에 대선 주자 대상 TV토론에 참여할 자격이 없는데, DNC가 요건을 완화해 그를 포함토록 한 점을 비판한 것이다.

이에 블룸버그 전 시장은 캘리포니아 유세 도중 기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것에 대해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난 무대에서 그보다 배 가량 더 크다”고 받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슈퍼볼을 위해 30초짜리 광고시간 2개를 구입했다. 하나는 그의 취임 이후 흑인과 히스패틱의 임금상승 등 경제적 성과를 부각하는 데초점을 맞췄다. 다른 하나는 실제 방송 때까지 비공개다.

블룸버그 전 시장은 총기 문제를 광고에서 주로 다룬다. 규제에 소극적인 트럼프 대통령을 타깃삼은 것이다. 이 광고엔 풋볼선수가 되려 했으나 2013년 총기사고로 사망한 20대 남성의 어머니가 등장한다.

블룸버그 전 시장은 지난달 29일 기준 방송광고 2억2600만달러를 포함해 총 2억8900만달러를 광고에 써 대선 주자 중 1위다. 그는 작년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발표한 ‘400대 미국 부자순위’에서 534억달러의 재산으로 8위에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31억달러로 공동 275위다.

블룸버그 전 시장은 로이터통신이 지난달 29~30일 여론조사기관 입소스(Ipsos)와 공동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성향 등록 유권자들 사이에서 12%의 지지율로 민주당 주자 중 3위로 올라서기도 했다. 그의 광고엔 트럼프 대통령의 각종 정책을 비판하는 내용이 많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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