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반
[신종 코로나 초비상] “2010년 아이슬란드發 부품대란 재현될라”…車 이어 가전·디스플레이 업계도 초긴장
뉴스종합| 2020-02-03 11:44

신종 코로나 사태로 중국 내 기업의 춘제(春節·설) 연휴가 9일까지 연장되면서 국내 산업계가 공급체인 붕괴 우려가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3만여개의 부품 중 하나만 부족해도 생산 라인이 멈춰설 수 밖에 없는 자동차 산업은 2010년 아이슬란드 화산 폭발 당시 대규모 조업 차질이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다른 산업 역시 대규모 생산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지난 2010년 10월 북유럽 아이슬란드의 화산폭발로 항공로가 막히면서 유럽에서 생산되는 자동차용 고급 부품 수급이 어려워지자 글로벌 완성차들은 잇달아 생산을 중단했다. 당시 타이어 공기압 센서를 구하지 못한 닛산자동차는 사상 처음으로 규슈와 요코스카 공장의 조업을 중단했다. 독일 BMW도 남아프리카산 시트 가죽과 유럽산 변속기 수급에 차질을 빚으며 딩골핑과 뮌헨 등 독일 내 공장 3곳의 가동을 중단해 하루 생산량이 7000대 가량 감소했다.

국내 자동차글로벌 공급체인의 중추인 중국에서 발생한 신종코로나 사태로 아이슬란드발 부품 공급 대란이 재연될 조짐이다.

실제로 현대·기아차는 와이어링 하네스 등 부품 수급 상황이 악화됨에 따라 현대차는 3일 노사협의회를 열어 노조의 의견을 듣고 생산라인 가동 중단 여부와 범위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측은 “중국 현지에 진출한 협력업체의 가동이 중단됨에 따라 일부 생산 라인 가동 중단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기존에는 하나의 부품을 서로 다른 대륙에 위치한 협력업체에서 받는 것이 관례였지만 최근 자동차 업황이 둔화되면서 완성차 업체들이 인건비와 물류비용 등을 아끼기 위해 중국 내 업체로 수급선을 단일화해 왔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모델별로 요구되는 성능과 제원이 달라 대체 공급 업체를 찾는 일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 교수는 “중국 신종 코로나 사태로 발생한 자동차 부품 부족 상황은 상반기 내에 끝나기 어렵다”면서 “2010년 아이슬란드 화산 폭발 당시 글로벌 완성차 업체가 겪은 대규모 조업 중단 사태가 국내에서 재연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우려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야기하는 생산 차질은 비단 지동차 산업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춘제 연휴 시작부터 9일까지 확정된 조업 중단 기간만 3주이고 농민공이 복귀하는게 1주일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소 4주의 생산 일정 차질이 확정적”이라며 “우한이 자동차·IT·기계 산업의 핵심 지역임을 감안하면 제조업 전반에 공급 차질이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배터리 업계 역시 최근 수년간 중국에서 조달하는 소재 비중이 높아져 온 만큼 대체 공급선 마련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

삼성전자 등 가전 업계도 신종코로나 대응 TF(태크스포스) 팀을 구성해 부품과 소재 공급 영향을 면밀하게 파악하며 만일의 상황에 대해 대비하고 있다.

석유화학업계는 공장자동화로 인력 부족에 따른 생산 차질은 없지만 원자재 수급 상황에 문제가 생길 경우 중국 뿐 아니라 한국 공장에서도 생산에 차질이 생길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해운업계는 중국 연안 항구의 통관 업무 중단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 화타이 보험은 “현재까지 우한 내륙항구 외에 중국 항구가 폐쇄된 곳은 없지만 해운사들은 중국 내 최신 운항 정보를 수시로 업데이트 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원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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