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서울역 공항철도 화장실 아예 안가요”…확진자 동선겹친 시민들 불안감 호소
뉴스종합| 2020-02-06 11:32

“(공항철도를)6년 동안 이용했지만 이렇게 불안한 건 처음이에요.”

6일 오전 7시30분 공항철도 서울역에서 만난 최영규(75) 씨는 헤럴드경제 기자에게 이 같이 말했다. 평소 공항철도를 이용해 오후에 출근, 오전에 귀가한다는 최 씨는 “(공항철도 열차 중)인천국제공항에서 나오는 걸 안 타고 검암(역)에서 나오는 걸 탄다”며 “열차 소독 등 방역을 했는지 뭐라도 붙어 있어야 알지 알 길이 있나”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5일 경기 구리시가 공개한 17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의 동선 중 지난달 24일 공항철도를 이용했다는 내용이 포함되면서 시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특히 서울역의 경우 12·17번째 확진자의 동선이 겹치는 곳으로 이곳을 이용하는 시민들은 특히 불안함을 호소했다.

서울역에서 공항철도를 이용해 계양역으로 간다는 김분선(59) 씨는 “공항철도 화장실은 불안해서 아예 가지도 않는다”며 “(신종 코로나)사태 이후 공항철도를 탈 때에는 항상 마스크를 쓴다”고 말했다. 김포국제공항 국제선에서 근무하는 오송균(65) 씨도 “어제(5일) TV로 봤는데 (17번째 확진자가)인천공항에서 타서 서울역에 내린 것으로 안다”며 “웬만하면 인천공항 말고 검암에서 오는 열차를 탄다. 국제선 청사에서 근무하다 보니 화장실이나 로비를 쓸 때 특히 주의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시민들의 불안은 ‘손잡이’로도 이어졌다. 오전 8시20분. 검암역에서 출발한 열차가 계양역에 도착하자 객실 안은 승객들로 가득 찼다. 저마다 몸이 끼어 얼굴을 찡그릴 정도로 불편한 와중에도 시민들은 모두 마스크를 쓰고 열차 손잡이를 잡지 않은 채 서 있었다.

부산 출장을 위해 서울역으로 향한다는 회사원 이종환(50) 씨는 “뉴스에서 확진자가 공항철도를 이용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공항철도가 사람들도 많이 타고 서울역 같은 경우는 전국 방방곡곡 다 연결이 돼 있어 아무래도 걱정이 돼 열차 손잡이도 잘 안 잡는다”고 했다. 9년째 공항철도를 이용한다는 안승진(83) 씨는 “공항철도에 확진자가 다녀갔다는 발표를 들었는데 속으로 ‘그럴 줄 알았다’고 생각했다”며 “일어서기 불편해도 손잡이나 기둥 같은 건 만지지 않고 그냥 일어나려고 한다”고 말했다.

회사원 오모(29) 씨는 “공항철도는 외국인, 특히 관광객이 많이 탄다”며 “요즘 같은 때에는 마스크가 답답해도 꾹 참고, 손잡이를 잡아야 할 때에는 손등이나 손가락 하나를 이용해서 최대한 안 잡으려 한다”고 말했다.

공항철도 관계자는 이날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전동차 28개 편성에 대해 방역 횟수를 기존 월 28회에서 월 112회 이상으로 늘리는 등 앞으로도 방역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면서 “기존 열차 내 안내방송, 홍보 게시물 부착 외에도 방역에 대한 홍보를 더욱 적극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현 기자, 신주희·유동현 수습기자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