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IT과학칼럼-강성원 ETRI ICT창의연구소장] 새로운 혁신성장 ‘양자통신’
뉴스종합| 2020-02-06 11:35

양자컴퓨터는 새로운 개념의 고성능 컴퓨터로 현재 인류가 겪는 많은 문제점을 해결해줄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특히 최근 신종코로나 바이러스처럼 인류를 위협하는 질환과의 싸움에서 백신이나 항바이러스 개발이 아쉬울 때면 더욱 양자컴퓨터에 관심이 집중된다.

우리 정부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부처 업무보고를 통해 양자컴퓨터, 양자센서, 양자암호 등 양자정보통신기술 개발에 올해부터 2025년까지 1140억원의 국가 R&D 예산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인류가 직면한 위기상황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우리나라 혁신성장을 가속화하겠다는 정부 의지를 재확인할 수 있었다.

4차산업혁명의 대표 기술이라 할 수 있는 인공지능,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기술의 효율적인 정보처리를 위해선 성능이 더욱 우수한 컴퓨터가 요구된다. 연구자들은 양자컴퓨터가 가장 우수한 성능의 미래 컴퓨터가 될 것이라 예측한다. 양자컴퓨터는 원자 단위에서 일어나는 ‘중첩’과 ‘얽힘’이라는 양자적 현상에 착안한 것이다. 원자 내 전자나 핵이 갖는 에너지는 불연속적인 값 ‘0’과 ‘1’로 양자화되어 있고, 이들이 중첩된 양자 상태로 확률적으로 존재한다. 공간적으로 떨어진 두 전자가 특별한 조건에서 얽힘 상태로 존재할 때, 하나의 전자 상태를 측정하면 다른 전자의 양자상태가 자동으로 확정되는 특성을 가진다. 중첩과 얽힘 성질을 기반으로 양자 알고리즘이 구동되는 양자컴퓨터를 개발하면 현존 슈퍼컴퓨터를 훨씬 능가하는 성능을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연합은 양자물리학을 탄생시킨 주역으로 과학이 기술과 산업으로 연계되는 제2차 양자혁명을 위한 ‘퀀텀 플래그십 프로젝트’를 지난해부터 시작했다. 미국을 견제하고 양자정보통신 산업을 선도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10년간 10억 유로를 투자하는 대형 사업으로 EU 공동 프로그램(Horizon 2020)에서 50% 재원을 투자하고 각 회원국 정부와 산업체가 나머지 재원을 분담한다. 실험실의 기술이 시장의 제품으로 성공하도록 역량을 집중한다고 강조한다. 미국도 ‘내셔널 퀀텀 이니셔티브’ 법안을 지난 2018년말 제정했고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 과제 제안을 받고 있다. 2~5개 정도의 양자연구센터를 설립해 미국이 전 세계 양자정보통신기술을 선도하고, 관련 인력을 양성해 새로운 양자 산업을 육성할 목적으로 5년간 6.3억 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다. 각 센터는 과학과 공학 분야가 함께 참여하고, 연구소가 주관기관이 돼 다양한 학과의 대학과 기업이 참여하는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양자센터가 운영될 예정이다. 이와 별도로 민간영역에서 구글, IBM, 마이크로소프트 등은 민간 투자를 꾸준히 확대 중이다. 양자정보통신은 원자 세계의 물질을 다루는 매우 난이도가 높은 도전적 기술이다. 인적 자원과 연구 환경이 부족한 우리나라에서 도전적 미래 기술을 전략적으로 개발하기 위해서는 협력이 가장 필요해 보인다. 과학적 역량을 보유한 대학은 다양한 기초기술을 공급하고 우수한 전문 인력 양성에 힘써야 한다. 아울러 정부출연연구원은 기술 공급자 중심에서 벗어나 제품과 서비스를 지향하는 사용자 중심의 기술개발을 실천하고, 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주요 인프라를 구축하여 기업의 산업화를 지원해야 한다. 양자정보통신이라는 국가 미래성장의 구슬을 잘 꿰기 위해선 산학연이 머리를 맞대고 똘똘뭉쳐야 한다. 이를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인 양자통신을 리딩하는 길이 우리가 나갈 새로운 혁신성장의 길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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