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화웨이 대항마를…” 美, 동맹국 참전 요구
뉴스종합| 2020-02-07 11:28
윌리엄 바 미국 법무부 장관은 6일(현지시간) 중국 통신기업 화웨이에 맞서 동맹국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사진은 같은 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무죄 판결 관련 연설을 듣고 있는 바 장관 모습(오른쪽 두 번째). [로이터]

윌리엄 바 미국 법무부 장관은 6일(현지시간) “미국과 동맹국들은 중국 거대 통신기업 화웨이의 5G(5세대 이동통신)통신망 시장 장악을 막기 위해 노키아와 에릭슨의 지배지분을 획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중간 5G 주도권 싸움을 더 격화시킬 수 있는 사안을 미국 뿐만 아니라 동맹국에도 요구하는 고위관리의 발언이어서 주목된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바 법무장관은 이날 워싱턴에 있는 미국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개최한 ‘중국의 안보 위협’ 컨퍼런스 연설에서 “현재 화웨이에 맞설 수 있는 회사는 두 곳밖에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들 회사의 문제는 화웨이와 같은 규모가 아니고, 중국 같은 거대시장을 가진 정부의 강력한 지원이 없다는 점”이라며 “우리의 큰 시장과 자금력을 이들 중 한 곳이나 모두에 투입하면 훨씬 막강한 경쟁자가 되고, 현재 권력(화웨이)에 대한 우려를 없앨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바 법무장관은 핀란드의 노키아와 스웨덴 회사 에릭슨을 미국과 연결하려는 제안이 이미 테이블에 올라와 있다고 했다.

그는 “제안은 이들 회사의 지배지분을 미국이 직접 소유하거나 미국 민간기업이 참여하는 컨소시엄 형태로 진행하는 걸 포함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와 우리의 긴밀한 동맹국은 이런 접근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바 법무장관은 동맹국을 특정하진 않았지만, 영어권 5국 기밀정보 동맹체 ‘파이브 아이즈(Five Eyes, 미·영·캐나다·호주·뉴질랜드)의 참여를 염두에 둔 것으로 관측된다.

그는 장관이 되기 전 14년간 미국 통신회사 GTE·버라이즌에서 최고경영자로 일했다. 화웨이를 미국과 서방의 산업·안보에 대한 ‘유례없는 지렛대’를 중국에 줄 수 있는 위협으로 묘사했다.

그는 “3G나 4G와 달리 중국이 5G에선 미국을 훨씬 앞서고 있다”며 “역사상 처음으로 미국이 차세대 기술을 선도하지 못하고 있다”고도 했다.

바 법무장관은 “만약 중국이 5G에서 유일한 지배권을 구축한다면, 5G플랫폼에 의존하는 새로운 기술이 가져올 기회를 지배할 수 있다”며 “시간이 많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국과의 5G 경쟁에서 패할 수 있다는 위험이 다른 어떤 고려사항보다 더 크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화웨이가 중국 정부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어 통신망을 통해 다른 나라의 주요 기밀을 빼내어 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왔다. 정부 기관엔 이 회사 장비 사용을 금지하고, 민간에도 포기할 것을 강하게 요구했다.

다른 국가에도 비슷한 입장을 취했지만 잘 먹히지 않았다. 앞서 영국과 유럽연합(EU)은 미국의 반대에도 지난달 28일 화웨이 5G장비를 부분적으로 허용했다. 일각에선 이런 결정이 에릭슨·노키아에 기회가 될 걸로 보고 있다. 두 회사의 5G 시스템은 현재 화웨이와 동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노키이와 에릭슨은 최근 유럽의 최대 통신 사업자 가운데 하나인 프랑스의 오렌지텔레콤의 5G 인프라 구축 계약을 따내기도 했다. 오렌지텔레콤은 이전엔 스페인 등에서 화웨이 제품을 써왔다. 홍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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