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농담 아니었어?…멕시코 대통령, ‘1등 당첨은 전용기’ 복권 발행
뉴스종합| 2020-02-08 06:00

안드레서 마누엘 로페즈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일일 기자회견에서 전용기 매각을 위한 복권 발행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EPA]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즈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이 전용기 판매를 위한 복권을 실제 발행할 태세다. 특권을 내려놓겠다며 호화로운 전용기 매각을 위한 아이디어 차원으로 3주 전 거론한 안인데, ‘농담’이 아니었던 걸로 결론날 전망이다.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600만장의 복권을 판매하겠다고 발표한다. 장당 27달러다. ‘대통령 전용기 잭팟’으로 이름 붙였다. 1등이 되면 전용기를 갖는 것이다. 멕시코 국민들은 오브라도르 대통령의 일일 기자회견에서 발표하는 복권 관련 세부사항에 관심을 쏟았는데, 가장 최근 소식은 이 전용기가 팔리기 전 저소득 가정 아이들을 태우겠다는 것이다.

오브라도르 정부가 복권 발행을 현실화하려 하자 사회관계망서비스엔 ‘#이거 농담 아님’ ‘#내가 전용기 당첨’이라는 식의 글이 올라왔다. 일부에선 자신의 인기를 높이려는 TV쇼 같다는 지적을 하며 복권을 사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한다.

멕시코시티에서 간호사로 근무하는 마리아 델 로사리오는 “비행기 당첨을 누가 원하지 않겠냐”며 “근데 그걸로 뭘 하나. 복권 발행하고 싶어하는 건 좋다. 그러나 성공할 거 같지 않다”고 말했다.

문제의 전용기는 보잉사의 787드림라이너다. 멕시코 정부가 20112년 보잉에 주문할 땐 2억1900만 달러였다. 요즘엔 1억3000만 달러다. 투자 관점에선 보면 멕시코는 9000만 달러를 손해 본 셈이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2018년 12월 취임 때부터 전용기 매각을 공언해왔다. 국민의 상당수가 빈곤에 처해 있는데 고급 전용기는 무모한 구매라며 전임자를 비판했다.

오브라도르 대통령의 복권 발행이 작동하려면 그가 한 때 비판했던 민간 부문에 기대야 한다. 그는 다음주 경영계 인사들을 만나 각 회사 직원들이 복권을 구매하도록 요청할 계획이다.

이 또한 어려운 주문이라는 지적이다. 훌리오 갈린도 페레즈 코파르멕스 최고경영자는 오브라도 대통령에 대해 “무책임한 일이 하고 있고, 농담을 하는 것”이라며 “그 게임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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