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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생산라인 결함, 사진 한 장으로 즉시 찾아낸다
뉴스종합| 2020-02-11 12:04

김영식 박사가 3차원 나노소자를 측정하고 있다.[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첨단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내부 결함을 사진 한 장만으로 정밀 검사가 가능하도록 해주는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첨단측정장비연구소 김영식 박사 연구팀이 3차원 나노소자의 구조와 특성을 생산라인에서 즉각 파악할 수 있는 측정기술을 개발했다. 1초라도 늦어지면 생산량에 큰 영향을 끼치는 제조공정에서 지연 없이 불량을 검출해 제품의 품질 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3차원 나노소자는 반도체,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IoT 센서 등 첨단분야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소자 성능이 향상되는 만큼 공정 기술의 복잡도 또한 올라가 제품의 불량률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 현장에서는 실시간이 아닌 완성품 중 일부를 파괴해 검사하는 방식을 주로 사용한다. 비파괴 검사는 측정 과정이 오래 걸리고 외부 진동과 같은 환경 변화에 취약해 현장에서 쓸 수 없기 때문이다.

불량을 제때 검출하지 못하면 수조 원대의 리콜 사태가 빚어질 수 있는 만큼 빠르고 정확한 측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현재는 이러한 문제로 3차원 나노소자의 생산성이 떨어지고 단가가 상승하고 있다.

연구팀은 3차원 나노소자 이미지 한 장으로 두께와 굴절률을 동시에 파악할 수 있는 측정기술을 개발했다. 두께와 굴절률은 일정하게 유지해야만 소자의 수율을 확보할 수 있는 핵심적인 요소다.

연구팀은 영상분광기, 편광카메라, 대물렌즈를 하나의 시스템에 융·복합했다. 여러 번의 측정을 거친 기존의 복잡한 과정을 한 번의 측정으로 해결했으며, 공간분해능을 10배 이상 향상시켰다.

나노소자가 생산라인에 설치된 측정장비를 통과하면 장비의 대물렌즈에 특정 간섭무늬가 생성된다. 무늬가 영상분광기와 편광카메라를 통해 분석되면 다양한 입사각과 파장, 그리고 편광상태에 따른 반사율 및 위상 정보를 동시에 얻을 수 있는데, 이 정보들로 최종적인 두께와 굴절률 값을 산출하게 된다.

그동안 소자의 비파괴 검사기술은 외부 영향이 적은 연구실에서만 제한적으로 사용했으나, 생산라인에 쉽게 장착해 빠르게 검사할 수 있는 이번 기술을 통해 산업현장에도 적용할 수 있게 되었다. 무엇보다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던 첨단소자의 두께 관리가 가능해져 품질 면에서 큰 이점을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영식 박사는 “일본 수출규제에 따른 국산 측정장비의 자립화는 물론 첨단소자의 수율 확보에도 기여할 수 있는 기술”이라며 “3차원 반도체, 차세대 디스플레이 등 국가 경쟁력 확보와 직결되는 최첨단 산업에 필수적인 장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옵틱스 익스프레스’와 ‘옵틱스 레터스’에 각각 게재됐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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