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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초비상] '슬픈 관광 민낯'…크루즈 입항 막았더니 실적 초라한 업계는 "괜찮아요"
뉴스종합| 2020-02-13 10:15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정부가 크루즈선의 우리나라 입항을 한시적으로 금지했다. 그러나 크루즈 업계선 별다른 타격이 없다는 입장이다. 크루즈 관광 규모가 적어 매출 비중도 미미하기 때문이다.

13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이달 국내 입항 예정이었던 크루즈선들은 모두 계획을 취소했다. 이미 지난 11일과 12일 부산항으로 입항 예정이었던 크루즈선 2척은 계획을 바꿔 한국을 들르지 않았다. 다른 23~24일 제주와 부산, 27일 부산에 입항하려던 크루즈선들도 오지 않을 계획이다.

현재까진 2월까지만 크루즈선 입항이 취소된 상황이다. 3월 이후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전파 추이를 본 후 정부와 선사 측에서 입항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올해 상반기에 입항 예정인 크루즈선은 총 101척이다.

업계의 어려움과 반발이 예상됐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전체 관광객이 줄면서 지역경제나 여행사가 어려움을 겪을 수는 있겠지만 크루즈와 직접 관계된 산업은 당장 큰 문제가 없었다.

우선 우리나라에는 국적 크루즈 선사가 없다. 이 때문에 회사를 잠시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았다. 배가 머무는 항만도 전체 매출 중 크루즈 수입 비중이 미미했다.

부산항만공사 관계자는 "당장 우리 항만공사에 끼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며 "크루즈 한 척이 들어오면 항만사용료랑 선용품 비용을 지불하지만 항만사용료 매출 비중은 미미하고, 선용품 수입은 해당 업체서 챙긴다"고 설명했다. 이어 "직접적인 관계는 없지만 전체 관광객이 줄면서 지역경제는 악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천항만공사 관계자도 "인천항은 올 1분기 입항 예정된 크루즈가 없어 아직 별다른 충격이 없다"며 "2016년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이 있을 때 월드크루즈, 모항 개발 등 다른 돌파구를 모색해뒀기 때문에 기초체력이 튼튼해졌다"고 말했다.

[헤럴드DB]

그만큼 우리나라 크루즈 관광 산업 규모가 작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여객터미널을 통해 입한 외국인 관광객은 27만6130명에 불과했다. 전년에 비해선 약 27% 늘어났지만 여전히 매달 약 2만명 정도만이 크루즈를 타고 한국을 방문한 셈이다.

물론 지난 2016년 크루즈 관광객이 225만8334명까지 불어난 적이 있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였다. 사드 보복 조치로 전체 크루즈 관광객의 70%까지 차지했던 중국 관광객이 사라지면서 산업이 위축됐다. 2017년 50만5283명으로 4분의 1 토막이 났고, 지난해엔 21만7944명으로 10분의 1로 줄었다.

특색있는 관광상품이 적고, 해외 홍보 마케팅도 부족한 탓이다. 국적 크루즈 선사를 키우기에도 국내서 출발하는 관광객이 3만명 수준에 불과하다.

슬픈 크루즈 관광 산업의 민낯이다. 고령화 시대로 갈수록 수요가 늘어나고 산업 부가가치가 크다는 데 모두가 공감하지만 실제론 산업 육성이 더디게 이뤄지고 있다.

해수부 관계자는 "포트세일, 체험단 확대 등을 통해 크루즈 관광의 저변을 넓히는 데 힘쓰고 있다"면서도 "아직 국내 크루즈 선사가 없어 직접적인 지원을 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통상 국내 크루즈 수요가 10~12만은 돼야 국적선사를 만들 수 있다"며 "관광 활성화 측면에서 여러 가지 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kwat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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