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자차 밖은 위험해” 몰리는 드라이브 스루…뚜벅이족은 한숨만
뉴스종합| 2020-02-28 11:35

‘자차 밖은 위험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자동차 극장과 드라이브 스루(Drive through) 방식의 식음료 매장이 인기를 끌고 있다. 반면 질병관리본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의심 환자는 자차로 이동하라”는 공지를 지속적으로 내보내는 데다, 차에 탄 채 안전하게 선별 검사를 받을 수 있는 드라이브 스루 검사가 주목받으면서 자차가 없는 사람들의 소외감도 커지고 있다.

28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는 대구·경북 지역을 비롯해 전국의 자동차 극장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경기도 파주의 자유로 자동차 극장 관계자는 “주말 기준 두 배, 평일 기준 20% 정도 방문 차량 대수가 늘었다”며 “마스크를 쓰고 매표할 때 외에는 타인과 접촉할 일이 없다. 먹을 것도 아예 싸 오는 손님이 많다”고 했다.

드라이브 스루 식음료 매장도 인기다. 우리나라에서는 맥도날드(맥드라이브)와 스타벅스가 각각 1992년과 2012년 부산 해운대구와 경북 경주에 1호점을 낸 이후 빠르고 간편하게 햄버거, 커피 등을 구입할 수 있는 창구로 자리 잡았다.

이번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는 일반 매장 테이크아웃 고객이 많은 스타벅스보다 맥드라이브가 유의미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맥도날드 관계자는 “맥드라이브의 경우 전체 맥도날드 매출 대비 비중이 코로나19 사태 전보다 2%가량 늘었다”며 “사태 장기화에 따라 더 급격한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자차로 즐길 수 있는 문화가 활성화되는 반면 자차가 없는 사람들의 소외감은 커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 영등포구에 거주하는 이모(35) 씨는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선별진료소까지 자차를 이용하라고 계속 공지가 뜨는데, 자차가 없다. 아직 증상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만약을 대비해 다른 방안을 제시해 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취재 결과 서울 120 다산콜센터와 지역 보건소에서는 자차가 없는 경우 이동 방안에 대해 “거기까지 생각하지 못했다. 의심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았을 경우에는 구급차로 이송하고 있다”며 마땅한 방법을 제시하지 못했다. 질본에도 같은 내용을 문자메시지(SMS) 등을 통해 질의했지만, “자차를 이용하라는 권고는 많은 사람과 불필요한 접촉을 없애기 위한 것”일뿐이라는 원론적인 답변을 들었다.

의심 환자의 경우 119 구급차를 이용할 수 있지만, 이에 대한 홍보는 소방청 외에 전무한 셈이다. 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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