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코로나 환자 절반서 폐결절…“中은 ‘앱 격리’로 성공…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필요”
뉴스종합| 2020-03-02 09:28

중국 의료진이 지난 1일(현지시간) 후베이성 우한시에 있는 코로나19 지정병원에서 위중한 상황에 처한 환자에 응급조치를 하고 있다. [AP]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환자 10명 가운데 5명 이상은 컴퓨터단층촬영(CT) 결과, 고립성폐결절을 겪은 걸로 나타났다. 잠복기의 중간값은 4일이며, 환자 평균 나이는 47세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해진 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등 최신 기술을 통한 ‘이동통제’ 덕분인 점에 주목, 다른 국가도 보다 적극적인 ‘사회적 거리두기’ 조처를 시행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2일 중국의 코로나19 전담 의료진이 세계 3대 의학저널인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NEJM)’에 게재한 코로나19의 임상학적 특징에 따르면 이 바이러스 감염 환자들을 CT촬영한 결과, 56.4%에서 고립성폐결절이 발견됐다. 의료진은 1099명의 코로나19 환자에게서 추출한 데이터라고 NEJM에 밝혔다. 환자들 평균 나이는 47세로, 41.9%는 여성이었다. 전체의 1.9%만 야생에 직접 노출된 경험이 있었다. 비(非)우한 거주 환자 가운데 72.3%는 우한에 살고 있는 사람과 접촉했다. 이 중 31.3%는 우한을 방문했던 걸로 집계됐다. 가장 흔한 증상은 열로, 입원기간 동안 88.7%가 고열증상을 보였다. 기침은 전체의 67.8%에서 발견됐고, 설사 비율(3.8%)은 미미했다.

의료진은 “코로나19는 다양한 수준의 질병을 야기한다”며 “열이 없는 환자도 있고, 방사선으로도 이상한 점이 발견되지 않는 환자가 다수”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 확산을 막으려면 각 국은 현재보다 한층 강화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감염병 전문가인 벤 코울링 홍콩대학 공중보건대 교수는 최근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 기고에서 “코로나19를 통제하려면 사람들을 떼어 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울링 교수는 중국이 전례없이 강한 사회통제를 한 점을 거론했다. 먹거리 구입을 위해 외출은 일주일에 두 번으로 제한하는 식이었다. 수 억명에 대한 사실상의 자택격리다. 2월 들어 확진자 수 감소로 이어졌다. 중국 당국은 2월 중순께부턴 이런 제한을 다소 풀었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통제를 활용했다. 개인의 동선·식생활 정보 등을 당국이 입수해 이동을 제한했다. 앱에 초록색이 뜨면 바깥 출입이 가능하다. 노란색과 빨간색은 7~14일간 격리를 뜻한다고 코울링 교수는 설명했다. 영국 경제잡지 이코노미스트는 이와 관련, 알리바바·텐센트 등 IT기업이 개인정보를 당국과 공유해 가능한 것이라고 전했다.

코울링 교수는 코로나19가 2003년 사스(SARS·급성중증호흡기증후군)와 달리 경미한 증상을 수반해 감염 사실조차 모르고 지나가는 사례가 많기에 확산을 막기 위한 격리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시민들이 감염을 우려해 자발적으로 사회적 접촉을 줄이는 수준으론 대규모 감염을 막기에 부족하다고 했다.

그는 중국처럼 극단의 통제를 다른 나라들이 시행하긴 불가능에 가깝다면서도 1918~1919년 인플루엔자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때 미국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집회, 운동경기, 콘서트 등을 취소하고 기업체 경영도 최소한의 인력으로 이어가게 하는 등의 조처를 시행한 전례가 있음을 상기시켰다.

코울링 교수는 정부의 개입이 사회·경제적으로 피해를 입힐 수 있지만, 생명을 살리는 데 긴요하다고 강조했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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