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배럴당 42.4달러’도 준비된 푸틴 “OPEC과 협력”
뉴스종합| 2020-03-02 11:30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원유 감산에 나서려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협력할 뜻을 내비쳤다. 이제껏 감산에 반대하던 러시아의 선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시장 불확실성이 짙어진 영향이다.

오는 9일부터 닷새간 열릴 예정이던 세계 최대 에너지 포럼 세라위크(CERAWeeK)는 취소됐다.

1일(현지시간) 크렘린궁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프스코프시(市)로 떠나기에 앞서 브누코보공항에서 주요 부처 장관과 석유·가스기업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글로벌 경제·원유시장 등 점검회의를 갖고 “올해 배럴당 70달러로 시작했던 브렌트유 가격이 이번주 말 50달러로 떨어졌다”면서 “이런 추세가 얼마나 오래갈지 예상하긴 어렵지만, 모든 가능한 시나리오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그러면서 “현재 원유가격은 러시아의 예산과 경제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임을 강조하고 싶다”며 “우리의 올해 거시경제 정책은 브렌트유가 베럴당 42.4달러일 걸로 기초해 짜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OPEC+(비석유수출기구 산유국)는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장기 안정성을 보장하는 효율적인 수단”이라며 “러시아는 시장 급변의 충격을 완화할 재정적 수단이 있지만, 해외 파트너를 포함한 행동의 필요성을 배제하진 않는다”고 했다. OPEC과 OPEC+는 오는 5~6일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감산을 주요 의제로 한 회의를 열 계획이다.

주요 외신들은 푸틴 대통령의 이런 발언을 두고 사우디아라비아 등 OPEC이 주도한 즉각적인 원유 감산에 청신호가 커진 걸로 분석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올해 1~2월 브렌트유 가격 변동률은 -24.4%로, 1991년(-35.9%) 이후 30년만에 최대로 떨어졌다. 코로나19 팬데믹 우려로 각국의 생산활동이 멈춰 원유 수요도 타격을 입은 영향이다.

이런 가운데 세계 최대 에너지 관련 포럼인 CERAWeeK는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취소됐다. 9일부터 미국 휴스턴에서 진행할 예정이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람코, 영국의 BP 등 내로라하는 기업 최고경영자(CEO)가 참가하는 30년 넘은 연례행사도 제동이 걸린 것이다.

주최 측인 IHS마킷은 성명에서 “80여개국 대표가 참가할 예정이었는데 세계 각국에서 오는 사람들이 참가하는 컨퍼런스에 대한 우려가 점증해 행사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IHS는 내년 3월 1~5일에 행사를 열 계획이라고 했다.

CERAWeeK 취소 결정에 따라 OPEC회의를 예정대로 진행하는 게 맞는지를 두고 논쟁도 벌어지고 있다. OPEC회원국 중엔 코로나19의 최대 피해국 가운데 하나인 이란이 포함돼 있다는 이유에서다. 홍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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