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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감염될라”…학부모들 “긴급돌봄도 꺼려져요”
뉴스종합| 2020-03-03 18:48
지난 2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의 한 초등학교에서 운영 중인 긴급돌봄교실. 평소와 달리 코로나19 감염을 우려, 학생 대다수가 출석을 하지 않아 썰렁한 모습을 보였다. [연합]

[헤럴드경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전국의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가 일제히 휴원 또는 개학 연기를 결정한 가운데 맞벌이 부부 등을 위한 ‘긴급돌봄’ 이용률이 매우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돌봄 교실에 보내는 것조차 불안하다는 인식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3일 충북도와 도교육청에 따르면 전날 기준 도내 전체 어린이집 재원 아동 4만1465명 중10%도 안 되는 9.6%(3968명)만 긴급돌봄 지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충북 지역 전체 1133개 어린이집 중 현재 일시 폐쇄 중인 2개 어린이집을 제외한 1131개 어린이집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지난달 21일부터 휴원에 들어갔다. 이 중 843개 어린이집이 부모의 요청에 따라 당번 교사를 배치해 긴급돌봄 지원을 하고 있다. 어린이집 아동 돌봄 형태를 살펴보면 ‘부모돌봄’이 전체의 79%(3만2770명)를, 친인척 돌봄이 11%(4546명)로 전체 90%가 혈연관계의 가족에게 아이를 의탁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충북 지역 315개 유치원 아동(1만6230명) 중 긴급돌봄을 신청한 아동은6.8%(1096명)에 그쳤고, 전날 기준 실제 참여 아동 비율도 2.7%(442명)에 불과했다. 또 긴급돌봄을 운영하는 도내 초등학교 133곳(전체 학생 수 5만8667명)중 1.2%(685명)만이 참여를 신청했다.

충북도 관계자는 “일선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 모두 긴급돌봄 지원 체계를 갖추고 있으나, 학부모들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아이들을 돌봄교실에 보내는 것조차 꺼리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서울 지역도 상황은 비슷하다. 서울은 관내 전체 초등학교 602곳 중 576곳이 전날 긴급돌봄을 운영했다. 하지만 긴급돌봄을 신청한 학생은 서울 초등학생(41만6176명)의 3.1%(1만2천776명)에 그쳤고 실제로 이용한 학생은 신청자의 43.8%인 5601명에 지나지 않았다.

앞선 긴급돌봄 수요조사에서는 교직원과 학생 등 1만2353명(1.6%)이 참여할 것으로 답했으나 이날 절반에 가까운 5447명이 불참했다. 이는 한 학교당 4∼5명꼴로 불참한 것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교육청 역시 돌봄교실에서 코로나19 감염에 따른 불안감으로 해석했다. 서울에서는 전날 오전 9시 기준 관내 교직원과 학생 3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경기 지역의 일부 학교는 학부모운영위원회 심의 결과 ‘감염병 전염이 우려된다’며 긴급돌봄을 운영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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