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구급대원으로서 당연히 해야할 일 코로나 확산 차단 힘보태고 싶어요”
뉴스종합| 2020-03-05 11:24

“세월호 참사 때도 구조 활동에 참여하고 싶었는데 기회가 안됐어요. 대구에서 코로나 확산 차단에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경칩을 앞두고 봄을 시샘하는 쌀쌀한 바람이 불던 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환자 이송을 위해 대전과 광주, 울산, 경기, 강원 등 전국에서 119 구급차와 구급대원들이 대구로 몰려들었다. 특히 대구시와 달빛동맹을 맺은 빛고을 광주시의 구급대원들이 달구벌로 한달음에 달려와 눈길을 끌었다.

이날 만난 광주 동부소방서 소속 소방장 김경원(38·사진) 구급대원도 그 중 한 명이었다. 김 구급대원은 이날 오후 도심 곳곳으로 수차례 확진 환자를 이송하고 대구 달서구 두류정수장 집결지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있었다. 휴식시간에도 다음 환자 이송을 위해 방호복과 안경 등 개인 보호 장구를 점검하느라 제대로 쉴 틈이 없었다.

김 구급대원은 헤럴드경제에 “광주에서 대구 소식을 접했을 때는 코로나 바이러스 창궐로 길거리에는 인적이 끊기고 썰렁할 줄 알았는데 막상 이 곳을 찾으니까 그렇지 않아 잠시 당황했다”고 웃으며 “도심 중앙에는 인적이 드물지만 외곽으로는 시민들 발길이 잦는 등 나름대로 평온을 유지하려는 모습을 보니 한결 마음이 편했다”고 전했다.

김 구급대원은 대구로 향하면서 처음에는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공포감이 있었지만 그런 것들은 잠시 뿐 “구급대원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할 뿐”이라고 했다. 이어 “확진 환자와 접촉을 하지 않도록 사전에 철저한 교육을 받았다. 감염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는다”며 “다만 예상했던 것보다 날씨가 차가워 간혹 힘겨워하는 대원들 모습이 보인다. 잠시 휴식을 취할 때 쉴 수 있는 공간이 없어 아쉽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세월호 참사 때도 구조 활동에 참여하고 싶었는데 기회가 되지 않았다. 이번엔 작은 힘이나마 보태고 싶다”며 “앞으로의 삶에 있어서 이번 경험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내가 이송하는 환자들이 완쾌돼 정상적인 생활인으로 돌아가는 게 가장 큰 바람이다”고 말한 뒤 다음 환자 이송을 위해 서둘러 일어섰다. 대구=김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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