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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갤S20, 역대급 스펙이지만…반토막 보조금에 찢은 계약서만 수백장”
뉴스종합| 2020-03-09 09:33
지난 7일 찾은 서울 구로구 신도림테크노마트 9층은 갤럭시S20 시리즈 본격 출시 첫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한산한 모습이었다. 박혜림 기자/rim@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갤럭시S20, 스펙은 정말 역대급이죠. 자신있게 추천할 수 있는데 보조금 때문에 판매도 안 되고 망하게 생겼어요”

지난 7일 서울 구로구 신도림 테크노마트에서 만난 한 판매점 직원은 기자에게 이렇게 하소연했다.

이날은 삼성전자의 플래그십모델 갤럭시S20 시리즈가 본격 출시된 첫 주말. 스마트폰 판매점이 밀집한 9층 상가는 드문드문 오가는 고객들을 한 사람이라도 더 잡기 위해 소리치는 직원들의 목소리만 공허하게 울려퍼졌다. 코로나19로 평일 낮보다 방문객 수가 줄어든 탓도 컸지만, 반토막난 보조금도 고객들의 발길이 뜸해지는 데 한 몫 했다.

판매점 직원은 “갤럭시노트10 때 만큼 보조금이 나오겠다 싶어서 40만원 이상 지원이 된다고 계약을 다 받아놨는데, 실제론 역대 최악의 보조금이 나왔다”며 “고객들이 안 사겠다고 줄줄이 파투를 내서 찢은 계약서만 수백장”이라고 토로했다.

이동통신3사의 갤럭시S20시리즈 공시지원금은 10만~24만3000원. 매장 보조금 15%를 합쳐도 28만원이 채 못된다. 지난해 보조금 폭탄 경쟁이 벌어졌던 갤럭시S10 시리즈의 최대 공시지원금(54만6000원)과 비교해 절반도 안 되는 수준이다.

이날 A통신사 89요금제 기준 갤럭시S20 울트라의 공시지원금은 15만원 선. 기자가 방문한 매장은 불법보조금까지 얹어 29만원을 추가로 지원해준다고 했다. 2년 후 기기반납을 하거나, 카드 연계를 할 경우에는 각각 80만원, 60여만원을 추가로 할인해준다 했다. 또 다른 지역에 위치한 판매점에서는 기기값 100만원을 현금 완납 하는 조건으로 44만원의 추가 지원금을 보태줄 수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결국 기기반납, 카드연계 할인 없인 불법보조금을 얹어도 100만원 안팎의 기기값을 부담해야 하는 셈이다.

이에 판매점 여기저기선 갤럭시S20 대신 갤럭시노트10나 갤럭시S10 등 다른 모델을 권유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갤럭시S20 이외에 다른 스마트폰들은 ‘적절한 가격’을 맞춰줄 수 있단 것이다. 또 공시지원금 대신 매월 요금의 25%를 할인받는 ‘선택약정요금 할인’을 권유하는 경우도 눈에 띄었다.

한편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3일까지 이동통신3사에서 진행된 갤럭시S20시리즈의 사전예약 물량은 전작의 80% 수준. 이에 증권업계에서는 역대급 스펙에도 불구하고 올해 갤럭시S20 시리즈의 판매량이 3400만~3500만대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출시 첫 해 기준 전작 판매량을 살펴보면 갤럭시S10이 3700만대, 갤럭시S9이 3200만대, 갤럭시S8이 3750만대, 갤럭시S7이 4850만대로 집계됐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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