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서울 콜센터 종사자 3만명...집단감염 ‘핵’ 부상
뉴스종합| 2020-03-11 10:03
코로나 19 무더기 확진자가 발생한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코리아빌딩. 연합뉴스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서울시 구로구 콜센터와 관련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최소 90명을 넘으면서, ‘콜센터’가 집단감염의 핵으로 떠오르고 있다. 조밀한 근무 공간, 마스크를 쓴 채 일하기 어려운 점 등 상담 업무의 특성이 집단감염에 취약해서다. 신천지발(發) 대구 경북 감염 확산처럼 자칫 콜센터가 수도권 감염 확산의 진앙지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박원순 서울 시장은 11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구로구 콜센터 관련 코로나19 확진자가 11일 0시 기준 90명이라고 밝혔다. 이는 서울 62명, 경기 13명, 인천 15명을 포함한 숫자다.

수도권 최대 규모의 집단 감염이 발생하자, 서울시는 이 날 오후 금융기관 콜센터와 콜센터 인력파견 업체 관계자들과 긴급 실무회의를 열어 코로나19 대응과 예방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서울시가 제안한 사회적 거리두기인 ‘잠시 멈춤’ 캠페인 동참을 독려하고, 콜센터 상담사 행동수칙을 만들어 공유하도록 할 예정이다.

박원순 시장은 “개인이나 업체나 사활적인 관건이기 때문에 (콜센터가 사회적거리두기 동참) 따르지 않을 이유는 없다고 생각된다”면서도 이를 따르지 않는 민간업체에 대해선 “감염병법 49조에 정해져있는 폐쇄명령도 물론 검토할 수 있고, 기술적, 재정적 문제가 있다면 서울시가 적극 협력해 따르게하겠다”고 했다.

이와 관련 전날 서울시-인천시-경기도간에 긴급히 마련된 영상회의에서 박남춘 인천시장은 “보험설계사분들이 영업지부에 모여서 집단 교육을 받은 뒤 흩어져서 영업하는 업무방식에 대해 보험당국이 지도감독해야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서울시도 공공기관 콜센터에 대해 선제 조치에 나선다. 우선 다산120 근무인원 전체 430명이 12일부터 재택근무 시범운영을 거쳐 다음주부터 절반만 사무실로 출근토록 할 예정이다.

서울 자치구별 콜센터 종사자 수(2018년 기준). 서울 통계.

시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서울 지역 내 콜센터와 텔레마케팅 서비스업은 341곳, 종사자는 3만551명에 이른다. 이는 여행사 등 특정업종에 소속된 상담인력을 제외한 순수 텔레마케팅 서비스 종사자 규모다. 특히 이번에 집단감염 사태가 터진 구로구의 경우 30곳에 4740명이 종사하며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두번째로 많은 콜센터가 위치해 있다. 서울 자치구로는 영등포구가 34곳, 5623명으로 가장 많고, 구로구에 이어 금천구(40곳 3387명), 강남구(30곳, 2296명), 중구(24곳 , 1869명), 성동구(14곳, 1826명), 동작구(12곳, 1441명), 마포구(18곳, 1232명) 순이다. 이처럼 콜센터는 교대, 야간 근무 특성 상 교통 접근이 좋은 도심지에 자리해 있어,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의 감염 위험에 대한 우려도 덩달아 키운다.

서울시지하철수송통계를 보면 이번 콜센터 집단감염 발생장소인 신도림동 빌딩과 가까운 1호선(경부선) 구로역의 경우 지난 주중 승하차 인원은 하루 1만5000명선이다. 지난달 셋째주(2월17~21일)에 주중 승하차 인원은 하루 1만8000명을 훌쩍 넘기도 했다.

전날 구로구 확진자 수는 콜센터 11층 근무자 207명과 그 가족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같은 건물 다른 콜센터(7~9층) 직원 550명과 그 가족에 대한 검체검사 결과는 완전히 나오지 않았다. 구로구는 해당 건물 1층에 선별진료소 4곳을 설치해두고 다른 시도 거주민의 검사도 실시할 예정이다.

해당건물은 폐쇄됐다. 시는 전날 4개 반 30명으로 구성된 집단 발생 즉각 대응반을 투입해서 역학 조사와 함께 접촉자 관리에 들어갔다. 1차 역학 조사 과정에서 11층 근무자 207명 가운데 신천지 교인 2명이 확인됐으며, 2명은 검사결과 음성 판정을 받았다. 시는 신속한 역학조사 결과를 수도권감염병공동대응협의체와 공유할 예정이다. 앞서 시는 은평성모병원 집단감염 사례에서도 즉각 대응반을 투입해 병원과 상황을 장악, 성공적으로 확산을 차단한 경험이 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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