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트럼프, 코로나19백신 미국독점 시도”
뉴스종합| 2020-03-16 13:02
[큐어백 홈페이지]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독일 백신 전문기업이 개발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미국이 독점하려 하자 독일이 저지에 나섰다고 독일·영국 매체가 보도했다.

15일(현지시간) 독일 주간지 벨트암존탁 보도에 따르면 미국 정부가 독일 바이오기업 큐어백(CureVac)이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의 독점권을 확보하려고 인수나 권리 이전 같은 방식으로 회사를 장악하려 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주 전 백악관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책회의에서 큐어백의 최고경영자(CEO)를 만난 후 이 회사를 주목하게 된 걸로 전해졌다.

미국 정부는 큐어백의 성과를 독점하려고 회사를 인수하거나 회사 연구진을 미국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타진했고, 이런 정황을 파악한 독일 정부가 이를 저지하려 한다는 것이다.

호르스트 제호퍼 독일 내무장관은 이와 관련, “오늘 정부 내 여러 인사로부터 그게 사실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큐어백은 이날 성명을 내고 최근 인수 관련 루머를 부인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큐어백 인수를 타진했는지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미국이 코로나19 백신 개발 업체인 독일의 큐어백을 인수하려 한다는 루머가 돌자 15일(현지시간) 이 회사는 성명을 내고 이를 부인했다. [큐어백 홈페이지]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 대행인 리처드 그리넬 독일 주재 미국대사는 벨트암존탁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큐어백은 20년 전 튀빙겐대학 내 기업으로 설립됐다. 독일 등 유럽 당국의 연구비를 지원받았다.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재단으로부터 투자를 받기도 했다. 극미량 투여로 인체에 면역력을 갖게 하는 백신 기술을 갖고 있다. 메신저RNA(mRNA)를 이용해 면역반응을 강화, 각종 감염병과 암에 대응하는 인체 능력을 높이는 기술로 두각을 나타냈다.

독일 자본·인력으로 키워낸 백신 전문 기업의 코로나19 백신을 미국이 독점하려 시도한다는 보도에 독일 정치권은 ‘스캔들 감’이라며 반발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대연장 파트너 사회민주당의 배르벨 바스 의원은 “백신이있다면 그것은 모두가 맞을 수 있어야 한다”며 “팬데믹은 전 인류의 문제이지 ‘미국우선주의’ 사안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큐어백의 최대주주는 미국에 독점권을 주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일단 선을 그었다고 전했다.

큐어백 지분의 80%를 보유한 디트마르 호프는 이날 밤 “코로나바이러스에 효과적인 백신을 개발하는 데 곧 성공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 백신은 한정된 지역만이 아니라 전 세계 모든 사람이 쓸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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