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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권익 해칠라”…당구계 화해에 돌발 악재
엔터테인먼트| 2020-03-17 11:37
화합을 약속한 KBF 남삼현 회장과 PBA 김영수 총재(이상 왼쪽부터).

[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 적대적이던 대한당구연맹(KBF)과 프로당구협회(PBA)의 전격 화해와 상호 협력 약속으로 환호한 당구계가 돌발 악재를 만났다. KBF 소속의 적지 않은 선수들이 역차별 가능성과 신분 불안에 대해 우려하며 단체 행동을 시사하는 입장을 표명했다.

대한당구연맹선수위원회(위원장 강자인·이하 KBF선수위)는 16일 동단체 ‘입장문’에서 “현재 (선수들의 충분한 참여가 없이) PBA와 KBF 둘만의 협상은 당구계를 분열시키는 행위라 본다”며 “만일 양 단체가 선수 수급 협상에서 서로 이권만 챙기려 한다면 대한당구연맹 선수들은 절대로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고 밝혔다.

17일 당구계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PBA는 현재와 같은 프로 1,2부를 계속 운영하고, KBF는 대형 대회에서는 손을 떼고 3,4,5부격인 아마추어 대회만 맡는 식으로 역할을 나눠 가질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이미 발표된 당구의 5부 디비전제도의 도입과 맥락상 겹친다.

그럴 경우 KBF 소속 선수들은 남아서 아마추어대회를 뛰든가 PBA로 진출해야 하는 두 갈래 선택지가 있는데, 둘 다 현재로서는 선수들에게 만족스럽지 않다. 무엇보다 ‘이적료’나 ‘시드권’ 등 아무런 대우나 혜택도 받지 못 하고 ‘UMB 제재’ 가능성에 대한 리스크만 커진다는 불만이 가장 크다.

이런 분위기는 양 단체간 7대7의 상생협의회가 출범한 13일 하루 전날 불거졌다. 상생협약식 소위원회로 불린 12일 행사에서 PBA의 김영진 사무총장은 사견임을 전제로 “세계랭킹 20위 이내 선수들이 온다면 시드권(본선 직행권을 의미)을 주겠다”고 밝혔다.

세계 20위권 이내 선수라면 대한당구연맹 전문선수 중 최정상급 스타플레이어인 5명 정도를 말한다. KBF선수위 강자인 위원장은 17일 이에 대해 “PBA가 기업의 이익을 위해 KBF 의 탑5급 선수만을 원하고 있으며 전체 선수에 대한 배려 없이 협상하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 위원장은 “KBF의 이중등록 금지 조항을 준수했는데 1년도 되지 않아 번복하려는 상황에서 비승인 대회 출전시 무조건 1년 이상 출전금지하는 세계캐롬당구연맹(UMB)의 제재 규정은 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불안하기만 하다”면서 “KBF를 믿고 지금까지 함께 한 선수들을 단지 거래 대상으로 여기는 것은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일각에서는 PBA의 모체인 브라보앤뉴가 KBF의 올해 대회 방송권과 마케팅권 계약을 획득한 이래 KBF가 지나치게 저자세로 나오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상생협의회에는 선수위도 참여하긴 한다. KBF 쪽은 강자인 위원장이, PBA 쪽은 황득희 선수위원장이 대표로 참여한다. 하지만 사무처, 집행부에 비해 비중이 너무 낮다고 강 위원장은 비판했다.

앞서 KBF 측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협상에 임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양 단체 협상에 선수들의 입장이 얼마나 반영될 것인지 주목된다.

yj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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