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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2개월] 국내 증가세 꺾였지만 집단감염 여전…해외 역유입 위험 ‘고조’
뉴스종합| 2020-03-19 09:25

[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생한지 2개월 정도 되면서 국내 확진자 증가세는 꺾였지만 산발적 ‘집단감염’이 여전하다. 여기다가 이제 해외 ‘역유입’ 위험이 길수록 고조되고 있어 코로나와의 사투가 ‘장기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헤럴드DB]

19일 보건복지부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1월20일 첫 환자이후 ‘신천지대구교회’를 중심으로 하루에 수백명씩 쏟아진 확진자는 8413명(18일 0시 기준)으로 이제 1만명을 바라보고 있다.

국내 코로나19는 초기 한달간 중국 후베이성 우한을 방문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한두명씩 나왔다. 대규모 확산이 이뤄진 건 지난달 18일 신천지대구교회 신도인 ‘31번째 환자’가 나온 이후 이 교회에 대한 전수조사가 이뤄지면서 대구·경북에서는 하루 수백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국내 발생 37일 만에 1000명을 넘어선 확진자는 이틀 뒤에는 2000명대, 그 바로 다음날에는 3000명대에 진입한 이후 하루 건너 하루 꼴로 앞자리 수가 바뀌었다.

하지만 이달 둘째 주에 접어들면서 증가세는 확연하게 꺾였다. 지난 12일부터 100명대를 유지했고 최근 나흘 동안에는 70∼90명대에 머물렀다. 신천지교회 전수조사가 마무리된 영향이 크다.

다만 전국 곳곳에서 산발적인 집단감염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 구로구 콜센터에서는 130여명의 확진자가 나왔고, 경기 성남 은혜의강 교회와 관련해서도 60여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인구가 밀집돼 있고 주요시설이 몰려있는 수도권에서 집단감염이 벌어지면 대구·경북에서처럼 확진자가 쏟아지는 ‘슈퍼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의료기관 감염도 여전히 불씨로 남아 있다. 최근 대구 한사랑요양병원에서는 70여명의 확진자가 한꺼번에 발생했다. 또 경기 분당제생병원에서는 원장을 포함해 30명 가까이 확진자가 나왔다. 의료기관 감염은 사망자 발생으로 이어질 위험이 커 방역당국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앞서 경북 청도대남병원에서는 119명의 확진자가 나왔고 이 중 7명이 숨졌다.

여기에 해외유입 위험은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세계적 대유행인 ‘팬데믹’을 선언한 가운데 검역에서 이탈리아, 프랑스 등 유럽에서 들어온 사람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계속 나오고 있다. 이런 데도 정부는 ‘특별입국절차’ 확대에만 치중해 무증상 입국자를 방치, 자칫 방역에 틈새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전파력 높고 대부분 증상은 경미하다. 따라서 모든 입국자에 대한 14일간 자가격리, 창궐지역 입국 제한 등 추가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베일에 가려졌던 코로나19의 정체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중국에서 코로나19가 발병했을 초기에는 ‘사람 간 전파’가 없다고 알려졌지만, 지금은 감염초기인 ‘무증상’일 때도 전파력을 갖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증상 초기에 바이러스 배출량이 많아 감염력이 높은 특성 때문에 급속 확산되면서 고령자와 기저질환자를 중심으로 사망자도 속출하고 있다. 18일 0시 기준 사망자는 84명으로 치명률은 1.0%다. 특히 60대 이상에서는 치명률이 급증해 60대에선 1.51%, 70대 5.35%, 80세 이상은 10.84%로 높아진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중국 보건당국에 따르면 중국의 경우 전체환자 5만5924명에서 치명률은 3.8%였지만, 80세 이상 환자에서는 치명률이 21.9%나 됐다.

코로나19 치료제가 없다는 점에서 감염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2009년 신종플루 유행 때는 ‘타미플루’라는 약이 있어 확진을 받으면 치료할 수 있었지만 코로나19는 치료제가 없어 증상을 완화하는 대증요법을 쓰는 상황이다. 국내에선 기저질환이 있거나 고령자, 중증인 경우에는 에이즈 치료제인 ‘칼레트라’나 말라리아 약제인 ‘클로로퀸’ 등을 투여한다. 그러나 이 약물이 코로나19에 효과가 있는지는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

코로나19가 지난해 12월 학계에 처음 보고된 질병인 만큼 치료제·백신 연구도 아직 초기 단계다. 미국 제약회사 모더나(Moderna)는 백신을 개발, 임상시험을 시작했다. 글로벌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 사노피 등도 백신 개발에 나섰다. 길리어드 사이언스는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하던 ‘렘데시비르’를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전문가들은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 여름까지 코로나19가 유행할 수 있고, 잠시 주춤하다 연말이후 다시 확산할 가능성도 있다”며 “장기전에 대비해 각 사업장, 기관, 학교의 근무 형태를 바꾸고, 사회적 거리두기와 개인 위생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dew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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