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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장기전 대비 '생활방역' 습관화…"공포감 대신 긴장감 유지"
뉴스종합| 2020-03-20 09:43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교의 개학이 2주 더 연기된 가운데 지난 18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의 한 초등학교 급식실이 텅 비어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지 만 두 달이 됐다. 그 사이 재택 근무가 일상화됐고, 학교도 가기 않게 됐다. 친구들과의 만남도 기약없이 미뤄뒀다. 꽤 긴 기간 동안 세상과 단절된 셈이다. 감염병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려는 노력이었지만 도리어 우울감, 무기력증, 수면장애 등을 호소하는 '마음 병' 환자는 늘었다.

언제까지 현 수준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해야 할까. 머지않아 한계에 다다를 수 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렇다고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가기에는 안팎의 상황이 좋지 않다. 20일 현재 세계 160개국에 바이러스가 퍼졌고, 24만2191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미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단계로 진입해 국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잠시 주춤하다 연말 이후 다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전세계 인구의 최대 70%가 코로나19에 걸리고서야 사태가 종식된다거나 계절성 독감과 같은 형태로 진화할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지난 11일 대한민국 대표 전통시장 중 한 곳인 강원 정선군 정선아리랑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손님 발길을 뚝 끊겼다. 정선아리랑시장에서 열리는 오일장은 지난달 28일부터 임시 휴장에 들어갔다. [연합]

결국 장기전을 대비할 수 밖에 없다. 그 대안으로 '생활방역'이 꼽힌다. 습관의 변화다. 정부도 사회적 거리 두기의 무게 중심을 '세상과의 단절'에서 '생활방역'으로 옮겨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19일 "매일같이 철저한 손 씻기, 기침 예절 등 기본 예방수칙을 부탁드리고 있다"며 "이제는 생활 속 방역이 마치 쓰레기 분리수거나 우측통행처럼 일상이 돼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지난 17일에는 "9·11테러 이후 안보에 대한 인식이 완전히 바뀌었듯 코로나19 이후 모든 사람들의 일상이 바뀔 것"이라며 생활 방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생활방역이 당연시되는 '새로운 일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제언이다. 방역당국이 제시한 사례 중 대표적인 것은 '아파도 나온다'는 문화다. 직장이나 학교 내에서 '아프면 쉰다'는 게 자연스러운 근무여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다닥다닥' 붙어 앉는 밀집 환경을 개선해 1m 이상 자리를 띄워 앉고, 환기와 소독을 철저히 해야 한다. 재택근무, 유연근무제가 상시 이뤄질 수 있게 정비해야 한다. 전사회적 지지가 필요한 부분이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근거없는 공포감은 버리고 적당한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생활방역을 실천해야 한다"며 "주중에는 엄격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면서도 주말에는 등산 등을 통해 스트레스를 푸는 식으로 일종의 '느린 생활(슬로 라이프)'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간 우리나라는 너무 바쁘게 살았다는 반성이 필요하다"며 "이번 기회를 가정으로 자연으로 돌아가는 생활을 익히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기석 한림대 호흡기내과 교수는 "병원장도 감염될 정도로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서도 "사람이 많지 얂은 야외로 나가 틈틈이 운동을 해 면역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kwat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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