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美 2500조·獨 700조원…글로벌 ‘슈퍼 부양책’ 쏟아낸다
뉴스종합| 2020-03-23 11:18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TF) 회의 직후 기자회견을 갖고 브리핑룸을 나서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캘리포니아주, 뉴욕주, 워싱턴주 등에 주 방위군 동원을 승인했다. [EPA]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기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미국 등 주요 선진국들이 전례가 없는 경기 부양책을 쏟아내고 있다. 가계·기업·정부 등 국가 경제 활동 3주체 중 가계와 기업이 코로나19로 직접적인 타격을 받으면서 정부가 적극적인 재정 정책을 펼치고 나선 모습이다. 우리 나라 정부도 최근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11조원대의 1차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한데 이어 50조원 규모의 비상금융 프로그램을 가동키로 했다.

‘슈퍼 경기 부양책’은 미국이 가장 적극적이다. 오는 11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위기 관리 시험대에 오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적극적인 관여 속에 미국 1년 국내총생산(GDP)의 10%에 이르는 2조달러(약 2490조원)를 가계와 기업에 투입해 경기 부양에 나서기로 했다.

슈퍼 부양책에는 미국 4인 가족에 3000달러씩 지급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으며, 납세기한 연장 등에 따른 비용과 함께 소상공인 대출 3000억달러, 안정자금 2000억달러 등도 포함돼 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21일(현지시간) 경기 부양책 관련 법안이 마련되고 있는 연방상원에서 취재진에게 “경기부양 패키지는 미국 전체 GDP의 10%에 해당하는 규모”라고 밝혔다. 이번 슈퍼 부양책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지원 금액(7000억달러)을 훌쩍 뛰어 넘었다.

이번 경기 부양책이 실제로 구현되기 위해서는 미국 상하원 의회를 통과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하원을 이끄는 민주당에선 노동자들의 고용 보장 내용이 포함돼 있지 않고 경기부양책이 기업 지원 중심이라는 이유로 초당적 입법화에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영국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3300억파운드(약 496조원) 규모의 대출 보증과 함께 고용 보장을 위한 지원책도 내놓고 있다. 앞서 영국 정부는 이달 초 코로나19로 인한 가계 및 기업 어려움 완화를 위해 300억파운드(약 45조원) 규모의 정책 패키지를 내놓은 바 있다.

특히 영국 정부는 코로나19로 인한 기업들의 대량 해고 등을 막기 위해 전례 없는 ‘고용 유지 계획’도 내놨다. 정부가 기업을 대신해 급여를 지급하는 것으로 기업이 직원을 해고하지 않고 고용을 유지하면서 휴직이나 휴가를 보낼 경우 월 임금의 80%까지 정부가 부담하기로 했다.

리시 수낙 영국 재무장관은 “고용주가 해고 보다는 직원 고용을 유지하면서 휴가 등을 보낼 경우 국세청에 신청해 급여의 대부분을 보조금으로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독일 정부도 자영업자와 소기업을 지원하고 고용유지를 위해 처음부터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1500억유로(약 200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준비 중이다. 이와 별도로 4000억유로(약 534조원) 규모의 기업 은행대출 보증을 실시할 계획이다.

또 일자리 보호와 관련해서는 직원의 10% 이상이 단축 근무 시 급여를 사회보험에서 상당 부분 지원하기로 했다. 지원 대상도 기존 정규직 노동자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로 확대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재무장관은 21일 언론 브리핑에서 “우리의 일자리와 기업을 위험하게 해서는 안된다”며 “처음부터 강하고 분명한 신호를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유럽에서 이탈리아 다음으로 코로나19 확진자 및 사망자가 다수 발생하고 있은 스페인에선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기업과 자영업자들을 위해 총 2000억유로(274조원) 규모의 긴급 대책을 발표했다. 이는 스페인 1년 GDP의 20%에 해당하는 규모다.

그 외에 스위스 정부도 320억스위스프랑(약 40조원) 규모의 추가 지원책을 발표했으며, 호주 정부 역시 660억호주달러(약 48조원) 규모의 지원책을 발표했다. 박도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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