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전자 인수 오스트리아 車헤드램프 업체
비젤버그 등 유럽 3개 사업장 생산 대폭 감축
슈베르트 CEO “추후 생산중단 가능성” 언급
내년 흑자목표 LG전자 전장사업 타격 불가피
ZKW 오스트리아 비젤버그 본사 전경 |
[헤럴드경제 천예선 기자] LG전자가 인수한 오스트리아 차량용 헤드램프 전문기업 ZKW가 유럽내 확산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직격탄을 맞았다. 본사가 위치한 오스트리아 비젤버그를 포함해 현지 3개 사업장이 대규모 감산에 들어갔으며 향후 생산중단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현재 오스트리아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사망자 8명을 포함해 3024명이다.
24일 관련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ZKW의 올리버 슈베르트(Oliver Schubert) CEO(최고경영자)는 최근 “Covid-19 여파로 비젤버그(Wieselberg), 하그(Haag), 디타크(Dietach)에 위치한 사업장의 생산량을 대폭 감축하기로 결정했다”며 “앞으로 생산량은 지속 감소할 것이며 추후 공장 가동을 중단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같은 조치는 임직원 건강과 일자리를 안전하게 지키기 위한 것”이라며 “단축근무와 재택근무를 통해 이례적인 상황을 극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슈베르트 CEO는 긴축경영도 언급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모든 정책을 강구할 것”이라면서도 “유감스럽게도 리스(임대)분야에서는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사의 목표는 전 직원을 가능한 한 최선으로 보호하고 장기적으로는 일자리를 지키는 것”이라며 “글로벌 태스크포스(TF)는 물론 지역별 TF와 선제 대응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고 있으며 이번 조치는 당국과 보건부, 노사협의회와의 긴밀한 협조 아래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슈베르트 CEO는 또 “고객 상황은 물론 법적인 상황 또한 계속해서 바뀔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에 따라 당사도 지속적으로 관련 조치들을 평가하고 조정, 확장해 나가겠다”고 언급했다.
ZKW의 대량 감산은 고객사인 완성차 제조업체들이 유럽내 공장 가동을 잇따라 중단한 데 따른 후속조치로 풀이된다. 독일 폭스바겐그룹과 프랑스 르노그룹, 피아트크라이슬러 등의 완성차 업체들은 코로나19여파로 이번주부터 2~3주간 조업 중단에 들어갔다. ZKW는 BMW,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포르쉐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 26개사를 고객사로 두고 있어 연쇄 타격이 불가피하다.
LG전자는 2018년 4월 ZKW의 지분 70%를 7억7000만유로(약 1조108억원)에 인수했다. LG전자 인수합병 역사상 최대규모였다. 나머지 지분 30%는 지주사 ㈜LG가 3억3000만유로(약 4332억원)에 취득했다.
1938년 설립된 ZKW는 고휘도 LED 주간주행 램프, 레이저 헤드램프와 같은 차세대 광원을 탑재한 프리미엄 헤드램프를 세계 최초로 양산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매출액은 작년 기준 12억5000만유로(1조6700억원)이며 임직원은 1만명이다.
ZKW가 코로나19로 가동중단 위기에 몰리면서 LG전자가 미래사업으로 집중 육성 중인 자동차 전장(전자장비) 사업도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권봉석 LG전자 사장은 내년 전장사업을 담당하는 VS(Vehicle components Solution)사업본부와 모바일 사업본부(MC)를 동시 흑자전환시키겠다는 목표다.
그 일환으로 LG전자는 작년 말 VS사업본부 후미램프 사업을 ZWK로 이전했으며, ZKW 역시 이달 초 2년간 700만유로(약 95억원)를 투자해 비젤버그에 신규 물류센터와 개발 연구소를 짓겠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ZKW는 LG전자가 가전 위주의 소비재 사업에서 기업간 부품사업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개선하기 위한 핵심축”이라며 “코로나19 여파로 자동차 업계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LG전자의 VS사업본부의 턴어라운드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말했다. VS사업본부는 지난해 5조4650억원 매출에도 195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