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 터키·러시아 공장 셧다운…재개 시점에도 불확실성 가중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도 난감…코로나 확산에 중단 장기화 조짐
내수시장 회복 기대감에도 수출 물량 회복 불가떈 타격 일파만파
유럽의 한 자동차 생산라인 모습. [123RF] |
[헤럴드경제 정찬수 기자] 유럽 자동차 공장이 일제히 셧다운에 들어간 가운데 국내 완성차 업계의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생산 재개 시점을 4월초로 잡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어서다.
28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27일부터 터키 공장의 가동을 멈춘다. 재개 시점은 미정이다.
러시아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공장 가동도 30일부터 5일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령에 따른 조치다.
생산라인을 유지하고 있는 현대차 공장은 중국이 유일하다. 기아차는 중국과 멕시코 공장을 가동 중이다. 멕시코 역시 확진자 증가로 추가적인 가동 중단 가능성이 제기된다.
폭스바겐을 비롯해 다임러, PSA 등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가 생산 재개 시점을 밝혔지만,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스페인, 독일, 루마니아 등에 생산기지를 둔 포드를 비롯해 르노 등은 무기한 중단을 선언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이동 제한도 여전하다.
가장 타격이 큰 브랜드로는 PSA와 르노가 꼽힌다. 해외시장 의존도가 낮은 데다 유럽시장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각각 77%, 66% 수준에 달하기 때문이다.
국경간 이동 제한도 유럽 자동차 업계를 옥죄는 악재로 지목된다. 인근 국가의 부품 협력사의 운송마저 끊겨 공장이 재개되더라도 정상적인 생산이 어려운 탓이다.
올해 유럽 자동차 판매 대수는 지난해보다 9.5% 감소한 1430만대로 하향 조정됐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기록한 증가율인 -7.9%보다 악화한 수준이다.
유지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외 자동차 브랜드들의 CO2 배출량 대응을 위한 전략이 겹쳐지며 전체 수요는 예상보다 더 악화할 것”이라며 “현대차와 기아차는 물론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와 한온시스템 등도 손실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광주 서구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이 중단된 이후 완성차를 모아두는 주차장이 비어 있다. [연합] |
이동 통제와 사회적 거리 두기, 치료약 개발 기대 등으로 올해 수요 회복은 더딜 전망이다. 수요 급감이 계속된다면 완성차 업체의 고정비 부담은 커진다.
현대·기아차는 내수시장 회복에 사활을 걸고 있다. 다른 시장보다 회복세가 빠르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실제 3월 이후 개소세 인하와 신차 출시 효과로 판매량에 대한 기대도 크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내수 판매 비중은 각각 17%, 18%다.
관건은 수출 물량의 회복세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와이어링하네스 수급과 방역 이슈가 해결되면서 국내 공장의 가동률은 일정 부분 회복됐지만, 글로벌 수요가 여전히 둔화하고 있다는 점이 우려스러운 부분”이라며 “특히 수출 비중이 높은 포트폴리오는 코로나19는 물론 저유가 환경으로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