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00건 이상 분쟁조정 신청 접수
라임자산운용 펀드를 비롯해 부실로 환매가 연기되거나 전액 손실 우려가 제기된 사모펀드 규모가 2조7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에는 이와 관련해 500건이 넘는 분쟁조정 신청이 접수됐다.
대부분 손해가 확정되지 않아 분쟁조정이 장기화할 전망인데, 최근 일부 판매사가 선제적인 자율배상에 나서고 있다.
3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라임자산운용 펀드를 비롯해 부실이 발생해 환매가 연기되거나 손실 우려가 커진 사모펀드 판매액이 총 2조684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0월 환매가 연기된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판매액이 1조6679억원으로 가장 많고, 올해 1~2월 환매가 연기된 알펜루트자산운용 사모펀드 판매액은 2296억원이다.
또 원리금 상환지연으로 손실 발생 우려가 제기된 독일 헤리티지 파생결합증권(DLS) 신탁 판매액이 4276억원에 달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일본 닛케이지수가 급락해 KB증권이 반대 매매에 나선 닛케이지수옵션펀드는 판매액이 229억원으로 전액 손실 우려가 제기됐다. 하나은행이 판매한 이탈리아 건강보험채권펀드도 부실이 발생했는데, 판매액은 1528억원이다.
펀드 자산을 운용하는 미국 운용사의 부당행위에 대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조사로 환매가 연기된 디스커버리DLG펀드와 KTB펀드의 판매액은 1593억원과 140억원이다.
이 외에도 펀드 자산인 미국 소상공인 대출채권에 유동성 문제가 발생해 환매가 연기된 교보로얄클래스펀드 판매 규모가 105억원이다.
부실이 발생한 이들 사모펀드 중 라임자산운용과 독일 헤리티지DLS 신탁, 닛케이지수옵션펀드, 이탈리아 건강보험채권펀드 등 4건에 대해서만 금감원에 500건 넘는 분쟁조정 신청이 접수돼 향후 여타 부실 펀드들과 관련한 분쟁조정 신청도 급증할 전망이다.
한편 일부 펀드 판매사는 아직 손해가 결정되지 않은 상품에 대해 선제적 차원에서 자율배상을 추진하고 있다. 금융회사들은 고객 보호와 평판 제고 목적에 외에 배임, 손실보전 등 법규위반 소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자율배상을 결정할 수 있다. 금감원은 판매사들에 자율배상 합의조건에 ‘분쟁조정 결과나 법원 판결 내용에 따라 추가 배상이 가능하다’는 내용을 반영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의무사항이 아니어서 피해자들이 합의조건을 충분히 이해하고 합의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당부하고 있다. 이태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