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총선 핫플레이스]외나무다리서 만난 형과 아우…‘수성갑’ 김부겸 vs 주호영
뉴스종합| 2020-04-01 09:32
대구 최대 격전지로 떠오른 수성갑에서 5선에 도전하는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29일 대구 수성구 욱수골에서 아침 운동 나온 시민과 주먹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현정·이원율 기자]대구의 36년 지기 형과 아우가 외나무다리에서 만났다. 대구 수성갑에 출마한 김부겸(62)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주호영(59) 미래통합당 후보다. 모두 5선을 노리는 관록의 정치인이자 현역 의원이다. 누군가는 이번에 무릎을 꿇어야 한다.

김 후보는 지난 2016년 보수의 심장인 이 곳에서 당시 김문수 새누리당 후보를 제쳤다. 민주당 계열 정당이 31년 만에 꽂은 첫 깃발이었다. 이번 선거는 그에게 정치적 명운이 걸렸다. 대권 잠룡으로서 입지를 다질 수 있는 기회이다.

김 후보는 통화에서 “조국 전 법무부장관 논란으로 여론이 좋지 않았는데 코로나19 사태 이후 정부에 대한 막연한 반감이 많이 줄었다”며 “전세계적인 팬데믹에서 정부의 대응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한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코로나19 사태는 여당 후보인 그에게 정치력을 시험할 계기가 됐다. 그는 홍의락 의원(대구 북구을)과 함께 1조원이 넘는 코로나19 관련 예산을 따냈다.

그는 “위기를 해결하려고 실질적으로 뛰어다니는 사람은 여당 의원”이라며 “대구를 정치적으로 경쟁력있는 도시로 만들기 위해선 여당 중진 의원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맞상대인 주 후보는 원래 지역구가 수성을이지만 통합당의 공천 전략으로 인해 수성갑으로 옮겼다. 이에 대해 김 후보는 “통합당이 대구 시민을 우습게 본 것”이라며 “옆 지역구의 뿌리를 뽑아서 밀어넣을테니 무조건 찍으라는 것인데, 이러면 어떻게 정치권에서 중진이 크겠냐”며 날을 세웠다.

김 후보는 공약으로 ▷청년 신도시 및 미래형 지식산업단지 조성 ▷수성구 투기과열지구 지정 해제 및 종 변경 추진 ▷코리아 팬데믹 연구소·첨단 임상시험센터 건립 등을 내세웠다.

김 후보는 “내 정치 인생의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지역주의를 깨부수는 정치 개혁의 길을 걷고 싶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주호영 미래통합당 후보가 29일 오전 대구 수성구 욱수골 입구에서 산행 나온 시민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

반면 판사 출신의 주 후보는 2004년부터 대구 수성구에서 16년간 정치 내공을 쌓아왔다. 그는 새누리당(현 통합당) 정책위의장, 대통령비서실 정무 특별보좌관, 국회 정보위원장 등을 지낸 정무통이다. 수성을에서 내리 4선을 지냈지만, 이번엔 수성갑에 출마했다.

주 후보의 강점은 노련함이다. 주 후보 측은 “애초 수성구민들을 갑·을로 구분하지 않고 똑같이 진정성을 갖고 대했다”며 “4선을 하는 동안 수성구 전체를 아우르는 사업도 다수 진행한 만큼, 터를 옆으로 옮겨도 할만한 싸움일 것”이라고 했다.

주 후보 측은 지역 분위기도 어느 때보다 정권 심판론이 거센 상태라고 했다. 주 후보 측은 “경제 실정은 물론 코로나19 사태까지 막지 못한 문재인 정부의 무능함에 분노하는 시민이 상당수”라고 했다.

공약으로는 수성구의 투기과열지구 해제를 내걸었다. 주 후보 측은 “대구 전체가 특별재난지역으로 됐는데도 수성구를 투기과열지구로 묶는 일은 이해할 수 없다”며 “부동산 거래가 활발해야 지역 경제도 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재개발·재건축 활성화를 위한 수성구 범어·황금·만촌동 내 1종 일반주거지역 종 상향 추진, 신혼부부 쉼터 조성 등도 주요 공약이다.

주 후보 측은 김 후보에 대해 “국가 노선을 결정할 중요한 선거인만큼 눌러야 할 상대”라며 “공과 사는 구분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를 심판하려면 꼭 이겨야 한다”고 했다.

re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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