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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압박에 백기…배민, 수수료 내리나
뉴스종합| 2020-04-07 11:31

배달의민족이 결국 백기를 들었다. ‘꼼수 수수료 인상’ 논란으로 요금체계 개편 닷새 만에 공식 사과한 우아한형제들의 배달의민족이 결국 수수료 인하까지 검토에 들어갔다.

소상공인은 물론 지자체와 정치권까지 수수료 개편 전면 수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하지만 우아한형제들은 정률제 방식만큼은 고수한다는 방침이어서 수수료 인하의 ‘고육책’이 불가피해졌다.

여기에 공정거래위원회까지 강도 높은 조사를 예고하고 있어 더욱 수세에 몰리게 됐다.

7일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배달의민족 수수료 5.8%를 낮추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앞서 요금체계 개편을 통해 수수료를 기존 6.8%에서 1%포인트 낮췄지만 ‘폭탄 수수료’ 지적에 추가 인하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배달의민족 수수료 인하까지 테이블에 올려 놓고 수수료 개편안을 재검토하고 있다”며 “세부적인 사항은 데이터가 축적된 이후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수수료율 인하 없이 부가적인 보완책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수수료 인하를 강하게 요구하고 나섰다. 다만, 우아한형제들은 주문 건 당 수수료를 부과하는 정률제는 유지할 방침이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수수료는 조정할 수 있지만, 과거 정액제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많이 버는 업체가 많은 광고료를 내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기조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전날까지만 하더라도 우아한형제들은 수수료 개편안을 수정하더라도 5.8% 수수료는 유지한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하루 만에 수수료 인하까지 검토하는 등 한발 더 물러섰다.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대표가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며 상황이 급변된 것으로 풀이된다.

김 대표는 전날 사과문을 통해 “일부 업소가 시장을 독식하는 폐해를 줄이기 위해 새 요금체계를 도입했으나 자영업자의 힘든 상황을 두루 살피지 못했다”며 “각계의 비판을 겸허히 수용해 오픈서비스 개선책을 만들고 비용 부담이 늘어나는 업소를 보호하기 위한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우아한형제들이 수수료 체계를 일방적으로 바꾼 것에 우려를 나타내며 강도 높은 조사를 예고했다. 공정위는 새 수수료 체계는 물론 배달의민족과 요기요가 수집한 주문자 인적사항과 선호메뉴 등 정보가 제대로 관리되고 있는지도 현장 조사 등을 통해 꼼꼼히 따질 방침이다.

우아한형제들은 ‘요기요’ 운영사인 딜리버리히어로와의 기업결합 관련 공정위 승인 심사를 앞두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기업결합(합병)과 관련한 독과점 여부를 심사받는 도중 수수료 체계를 크게, 뜻대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은 소상공인 유불리를 떠나 해당 업체(배달의민족)의 시장 지배력을 가늠할 수 있는 단적인 사례”라고 밝혔다.

실제 양사 기업결합이 완료되면 딜리버리히어로는 배달의민족(시장 점유율 55.7%) 인수로 국내 배달 앱 시장 99%를 장악하게 된다. 딜리버리히어로는 이미 배달앱 시장 점유율 2위 요기요(33.5%)와 3위 배달통(10.8%)을 운영 중이다.

한편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1일 주문 건마다 5.8%의 수수료를 부담하는 ‘오픈서비스’로 수수료 체계를 개편했다. 기존 요금체계인 월 8만8000원 정액제 요금인 ‘울트라콜’의 비중은 크게 낮춰 사실상 유명무실해졌다. 이에 자영업자들은 오히려 수수료 부담이 크게 증가했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채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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