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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원의 골프 디스커버리] PGA투어 줄줄이 취소...달라진 선수들의 일상
엔터테인먼트| 2020-04-14 11:25

전세계적인 코로나 확산으로 모든 일상이 중단되고, 스포츠 경기는 모두 취소되었다. 그나마 가장 사회적 거리두기에 걸맞는 골프 마저도 주요 투어 일정이 모두 중단되면서 프로 선수들은 생전 가져보지 못했던 긴 오프시즌을 보내고 있다. 어릴 때 골프를 시작한 선수들은 봄부터 가을까지는 대회, 겨울에는 전지 훈련 등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며 평생을 살아왔는데, 갑작스럽게 주어진 휴식 시간이 당황스러울 뿐이다. 고진영은 본인의 SNS에 ‘생전 처음 벚꽃놀이를 해본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 3월, 한국 중국 유럽으로 퍼지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진자 수에 덤덤하던 미국도 NBA선수 한명이 확진자로 발표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단 며칠만에 놀이공원이 문을 닫고, 모든 스포츠 경기들의 스케줄이 중단되고, 취소되었다. 특별히 PGA투어는 더플레이어스 챔피언십 1라운드 후 대회를 취소하는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졌다.

더플레이스 대회 전날 현지 시간으로 11시가 넘은 늦은 밤에 대회는 그대로 진행된다는 보도자료가 발송됐다. 예정대로 대회는 진행되었고, 1라운드가 진행되고 있는 낮 12시에 다음날부터는 팬 없이 경기를 진행한다고 PGA투어는 발표했다. 그리고, 그 결정 이후 10시간 만인 당일 밤 10시쯤에 최종적으로 대회 취소 결정이 났다.

단 24시간 내에 3개의 보도자료가 나온 것이다. 상황이 얼마나 급박하게 돌아갔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PGA투어는 대회 취소 결정이 난 다음날 이른 아침, 기자 회견을 하면서 “더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은 우리에게 NFL 슈퍼볼과 같이 중요한 경기”라며 대회를 취소할 수 밖에 없는 안타까운 상황이 온 것에 침통해했다.

PGA투어는 선수들이 락커룸에 다 골프백을 두고 다닌다. 자기 이름이 새겨진 락커룸을 일주일 내내쓰기 때문에 그곳에 일주일간 쓸 옷, 신발, 스트레칭 장비 등을 두고 다니는데, 대회 취소가 밤 10시 이후에 발표되었기 때문에, 다음날 대부분의 선수들이 골프백과 짐을 챙기러 락커룸으로 돌아왔고, 협회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모두 건강하기를 바란다며 사라졌다.

더플레이어스 대회가 취소된 것이 3월12일, 이제 한달이 지났다. 한주가 멀다 하고, 짐을 싸고 풀며 투어를 다니는 선수들에게 집에서 쉬고 가족과 보낼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다. 2월 중순에 아빠가 된 안병훈은 아이와의 시간을 원없이 보내고 있고, 대니리도 힘이 넘치는 아들 둘과 씨름하며 육아 분담을 하고 있는 중이다.

그나마 플로리다는 아직 골프장이 문을 닫을 필요가 없어서 선수들이 연습을 하고 있지만, 캘리포니아는 모든 골프장 문도 닫은 상태다. 서부에 있던 한국 선수들은 많이들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나마 한국에서는 밖에서 골프를 칠 수 있으니 좀 상황이 나은 편이다.

로리 맥길로이는 최근 실내 사이클에 열을 올리며 운동을 하고 있다. “나는 골프를 사랑하지만, 대회를 더 사랑하는 것 같다.”며 “시합이 없으니 연습할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앞으로의 투어 일정도 불투명하다. 5월 중순까지는 모든 대회가 취소된 상황이고, 그 이후의 일정도 예측할 수가 없다. 그저 하루 빨리 코로나 사태가 종식되어 모두가 건강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선수들의 골프 실력을 실컷 보고 즐길 수 있는 시간이 속히 오기를 희망한다. 〈KLPGA 프로·PGA투어 한국콘텐츠 총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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