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생들 “중간고사 1주일 전인데도 공지 없어 답답”
온라인 중간고사, 컨닝·대리시험 등 형평성 문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서울 주요 대학이 온라인 강의를 실시한 지 이틀째인 지난달 17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익대 인근 한 카페에서 대학생들과 시민들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대학들이 도입한 비대면(온라인) 강의가 장기화되고 있다. 여기에 매년 4월 말에서 5월 초 사이에 치르던 중간고사 기간이 다가오면서 학생들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학생들은 중간고사 여부부터, 온·오프라인 진행 방식까지 구체화된 것이 없어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다.
25일 전국 대학가에 따르면 건국대, 숭실대, 이화여대 등이 1학기 강의 전체를 온라인(비대면)으로 진행하고, 경희대, 서울대, 성균관대, 순천대, 조선대, 한국외대, 한양대(이상 가나다순) 등이 온라인 강의 종료 시점을 무기한 연장했다.
서울시립대는 오는 5월 8일까지, 연세대는 5월 12일까지 온라인 강의를 연장했다. 고려대는 지난 22일 교무위원회를 열어 오는 5월 11일부터 제한적으로 출석 수업을 허용하기로 했다. 고려대는 오는 5월 4일까지 지금처럼 온라인 강의만 진행하고, 중간고사 기간인 오는 5월 6~8일 안암캠퍼스를 개방해 각 건물에 대한 방역에 나설 계획이다.
이 가운데 중간고사 기간을 맞은 학생들은 구체적인 시험 일정과 여부가 나오지 않아 혼란스럽다는 반응이다. 단국대 기계공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인 김모(24) 씨는 이날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보통 4월 말에서 5월 초에는 시험을 봐야 하는데 1주일 남은 지금도 얘기가 없다”며 “시험 계획도 짜야 하는데 계속 ‘기다려 보라’만 반복하고 확정을 미루니까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어 “막연하게 조금씩 공부하고 있으니 불안하고 계속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경희대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중간고사 있는 건가 없는 건가’, ‘중간고사 공지 아직도 못 받은 사람은 나뿐인가’, ‘중간고사 공지 없는 게 말이 되나’ 등 학생들의 불만이 올라왔다.
중간고사를 온라인으로 치는 학교의 경우 ‘컨닝’이나 ‘대리 시험’이 가능해, 형평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시립대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3학년인 A(24) 씨는 “온라인 시험의 경우 대부분이 오픈북이지만 대리 시험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혼자만 푸는 게 아니라 여럿이 모여 연락을 하거나 토의를 하면서 문제를 푸는 대리 시험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원래 시험이라는 게 공부한 걸 평가받으려 개인이 보는 건데 그런 이야기가 있어 부당하다고 생각한다”며 “어서 ‘코로나19 사태’가 끝나서 직접 학교에 나와 시험 보는 게 가장 좋긴 한데 상황이 안 좋아 아쉽다”고 했다.
한양대 온라인 커뮤니티의 한 이용자도 지난 21일 오후 ‘교수님께 문의했더니 ‘부정행위 적발하는 것보다 개인의 양심이 중요하다’는 답변이 왔다. 학사팀에서도 ‘부정행위가 일어난다는 가정 하에 답변을 줄 수가 없다. 알게 되면 신고하라’는 답변을 받았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 커뮤니티의 또 다른 이용자도 ‘부정행위 우려를 교수님께 전달한 결과 ‘학생들이 생각을 바꿔야 한다’로 끝났다. 우려를 전달하니 우려하는 일이 안 나오게 하라는 것 뿐, 아무 대책이 없다’고 토로했다.
오프라인(대면) 방식으로 시험을 강행한다는 일부 교수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한양대 온라인 커뮤니티의 한 이용자는 지난 20일 ‘어떤 교수는 카카오톡으로 오프라인 수업 찬반을 익명이 아닌 채로 조사를 하고, 어떤 교수는 방금 다음주 월요일에 중간고사를 오프라인으로 보려고 한다고 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또 다른 이용자는 지난 19일 ‘조모 교수가 중간고사를 오프라인으로 친다는데 진짜냐’, ‘대면 수업 동의 없이 그냥 해도 되는 건가’ 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 19일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 기간을 오는 5월 5일까지 연당하되, 국민 피로도와 경제 영향 등을 고려해 종교·유흥·실내 체육 시설과 학원에 대한 운영 중단 권고를 해제하는 등 실천 강도를 대폭 완화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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