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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투자자금 쏠린 원유 ETF, 성적은 제각각…美원유기업 웃고, 선물 울고
뉴스종합| 2020-05-08 10:23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국제유가 하락으로 인해 순자산가치가 반토막 났던 원유 ETF(상장지수펀드) 상품 상당수가 밀려드는 투자자금으로 인해 운용자산은 오히려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 글로벌 정유사 주식에 연계된 ETF 상품 수익률은 선전한 반면, 원유에 연계된 ETF 등 파생상품 수익률은 바닥을 기록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순자산가치 50억 이상 ETF 가운데, KB증권의 원유 ETF 상품인 KBSTAR 미국S&P원유생산기업(합성 H)가 자산규모 증가율 1위를 기록했다. 지난달 운용자산이 719.4% 폭증한 해당 상품은 월간 수익률도 35.47%로 나타나 지난달 유가 폭락장에서 향후 상승세에 베팅했던 투자자들에게 고수익을 안겨줬다.

해당 ETF는 ‘S&P Oil & Gas Exploration & Production Select Industry’ 지수를 추종해 미국 원유·가스를 탐사·생산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주식이 기초지수를 구성하기 때문에 선물만기가 돌아올 때마다 비용을 들여 기초자산을 변경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 4월 장세에서 유리하게 작용했다.

월말 유가 반등세로 인해 원유ETF 일부가 플러스 수익율을 기록했지만 국제유가에 직접 연계된 상품들은 최하위 수익률을 기록했다.

지난달 ETF 순자산 증가율 순위 4위에 오른 삼성자산운용의 KODEX WTI원유선물(H)의 수익률은 -59.77%로 국내 상장ETF 중 최하위다. 국제 원유선물지수를 추종하는 해당 상품은 지난달 순자산가치가 201.95% 증가했다. 지난달 일평균 거래대금 증가폭은 2441억원으로 전월 439억원보다 2002억원 늘어난 수치다.

원유와 연계된 ETF는 현물에 해당하는 원유를 보유할 수 없어 선물가격에 연계해서 거래하는데, 투자자가 해당 롤오버 작업에 들어가는 비용까지 모두 부담해야 한다. 지난 4월처럼 국제유가가 폭락한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고민은 심화될 수밖에 없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4월은 국제유가의 향방에 투심이 집중되면서 WTI 정배율ETF의 순자산가치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자금이 유입됐다"며 "WTI인버스ETF에도 유가 하락반전 가능성을 염두에 둔 자금이 유입되며 가능한 베팅은 모두 나온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5월들어 투심은 유가 하락으로 쏠리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5일 개인 투자자들은 국내 상장된 8개 인버스 원유선물 ETF과 ETN 상품을 307억원 규모로 순매수했다. 이는 유가 상승에 베팅하는 10개 상품의 순매수 규모인 61억원의 5배가 넘는 규모다.

2분기 유가 반등은 제한적이라는 업계의 분석도 뒤따른다. 강송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유가반반등은 생산 감소와 수요가 회복되는 3분기 이후, 빠르면 2분기 말부터 반등이 가능하다"며 "절대 공급과잉 수준이 크게 해소되지 않는 2분기 유가는 20~30달러 사이 흐름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이틀 연속 유가가 하락 마감하면서 하락 베팅 추세에는 더욱 힘이 실리는 상황이다. 7일(현지시간)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6월 인도 선물 가격은 전장 대비 0.44달러(1.83%) 내린 배럴당 23.55달러로 체결됐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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