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태원 클럽 방문 20~30대 이동반경 넓어
확진 20대 ‘메이드’ 방문…집단감염 가능성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 사태가 우려를 넘어 ‘2차 신천지급’ 파급력을 가져올지에 대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아직까지는 신천지 교회 발병률에 미치지 못하지만, 발병 초기단계이고 잠복기가 지나지 않은 상태에서 연일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어 불안감은 증폭되고 있다. 방역당국은 이번 클럽발 집단감염의 불씨가 대규모 집단감염의 3대조건인 ▷서울 등 대규모 인구밀집지역에서 발생한점 ▷‘무증상 확진자’가 많음 점 ▷감염원이 불확실하고 밀폐된 동일 장소에 있었던 접촉자들의 동선확인이 안되는 점을 고루 갖추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동반경 넓은 20~30대 클럽방문 3000여명 연락불통=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20~30대 젊은층은 활동성이 높고 이동반경이 넓은 것이 특징이다. 불과 며칠사이에 여러 클럽과 주점, 수면방 등을 출입하고 강원도 등 지방여행까지 다녀온 터라 이들이 감염된 상태에서 지역사회에 머무른 지역에서 빠르게 코로나19를 전파할 위험이 있다. 얼마나 빨리 숨어있는 감염자를 찾아내느냐에 따라 이번 클럽발 집단감염 확산 규모가 결정된다. 코로나19는 감염됐더라도 증상이 없거나 약해 증상만으로 감염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운 만큼 클럽 방문자들의 자진신고와 이들을 찾아내는 역학조사 속도가 방역 대응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12일 중앙방역대책본부와 지자체에 따르면 황금연휴 동안 클럽에 방문한 5000여명 가운데 3000여명이 ‘연락불통’ 상태다. 방역당국이 이태원 클럽 출입명부를 파악한 결과, 방문자 수는 5517명이고, 그중 2405명이 서울시와 전화 통화를 했다. 검사를 받은 인원은 2456명이다. 하지만 클럽 출입 때 적는 방문기록과 연락처가 거짓으로 적혀있거나 연락이 닿지 않는 경우가 부지기수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확진자 중 무증상 감염자 35%에 달해=코로나19에 감염됐어도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은 것도 문제다. 지금까지 방역당국이 밝힌 확진자의 34.8%는 ‘무증상’이다. 증상이 겉으로 안 나타나면 감염자 스스로 경각심을 갖기 어렵다. 이런 ‘신분 노출 회피’, ‘무증상 감염’이라는 변수 때문에 감염자들이 지역사회에 숨게 되면 코로나19는 빠르게 확산할 수 밖에 없다.
감염 초기에 전파력이 높아 확진자들 중에는 가족, 지인, 동료 등에게 이미 병을 옮긴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전날 오전까지 확인된 2차 감염 사례는 23명에 달한다. 이런 전파 양상은 시간이 지나면서 3차, 4차 등 ‘N차 전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결국 클럽발 집단감염 노출자를 찾아내 진단검사를 받게 해 확진되면 지역사회와 격리하는 작업을 서둘러야 한다. 방역당국은 카드내역 조회, 폐쇄회로(CC)TV 자료 등을 토대로 이들을 추적하고 있지만, 시간이 걸리는 만큼 이태원 방문자들의 자진신고가 절실한 상황이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클럽발 집단감염 규모가 어느 선에서 마무리될지는 노출자를 얼마나 빨리 찾아내는지 시간과의 싸움”이라며 “확진자가 수도권뿐만 아니라 전국에 흩어져있고 추적이 어려운 만큼 노출자 스스로 외출을 삼가고 진단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감염원 ‘불확실’…질본 ‘염기서열 분석’ 방법도 시행중=이태원 클럽발 확진환자는 5월 6일 첫 확진환자가 발생한 이후 현재까지 86명으로 늘었지만, 아직 지표환자(초발환자)인 경기 용인시 66번 환자의 감염경로를 파악하진 못한 상태다. 이태원 클럽발 확진환자는 5~6개 정도의 클럽에서 발생하고 있다. 확진환자들의 클럽 방문일도 1일~5일까지 다양하다. 전날 확진 판정을 받은 20세 남성도 이태원의 클럽 ‘메이드’를 방문했으며, 무증상 상태에서 10일 선별진료소를 찾아 검사를 받았고 11일 양성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메이드는 특정 소수자들 위주로 방문하는 곳이 아닌 데다가 이태원 여러 클럽 가운데 가장 인기가 많은 곳 중 하나여서 지난 2∼10일 사이 많은 감염 전파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 김태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