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르포] 오늘부터 ‘지하철 마스크 의무화’…시민들 “클럽처럼 붐벼, 당연한 조치”
뉴스종합| 2020-05-13 10:21
13일부터 서울의 혼잡한 지하철 역사에 한해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 됐다. 이날 오전 지하철 2호선 사당역 플랫폼. 마스크를 쓰지 않은 출근길 시민들을 찾기 힘들다. 신주희 기자/joohee@heraldcorp.com

[헤럴드경제=박병국·신주희 기자] “출근길 지하철의 경우 붐비는 수준은 이태원 클럽과 크게 다르지 않다. 마스크 착용 의무화는 적절한 조치다.”

13일 오전 찾은 서울 동작구 지하철 2호선 사당역 플랫폼. 열차 출입문당 30명씩, 이날 플랫폼에는 1000명 넘는 사람들이 탑승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늘색 유니폼 차림의 서울시 산하 기관인 서울교통공사 보안관이 플랫폼 게이트에 비켜 서서 주위를 연신 둘러봤다.

열차가 드나들 때마다 보안관의 눈빛이 빨라졌다. 마스크 미착용자를 가려내기 위해서였다. 다행히 마스크 미착용자는 없어, 불미스러운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열차 안에도, 밖에도 모든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미착용자는 안내를 통해 자발적으로 마스크를 쓰게 하는 것이 1차적인 목적”이라며 “하지만 끝내 마스크 착용을 거부할 경우 탑승이 거부된다. 소란을 피울 경우 역내 난동자와 마찬가지로 경찰에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전부터 ‘지하철 혼잡도’가 150% 이상일 경우 마스크 미착용 승객의 탑승이 제한된다. 혼잡도는 지하철 승차 정원 대비 탑승객 수를 나타낸 예측치다.

서울교통공사는 지하철 한 칸에 160명이 탑승했을 때를 혼잡도 100%로 보고 있다. 150% 이상이면, 한 칸에 240명 이상이 탑승하는 경우다. 혼잡도가 170%(승객 272명) 이상이 되면 지하철은 해당 구간을 서지 않고 그냥 통과한다. 이태원 클럽에서 무더기로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잠잠했던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다시 늘어난 데 따른 조치다.

지하철 이용객들은 당연한 조치라며 반기고 있다. 이날 사당역에서 만난 김모(28) 씨는 “지하철은 밀폐되고 붐비는 공간이니 이태원 클럽과 다르지 않다”며 “어쩔 수 없지만 적절한 조치”라고 했다. 강남역으로 출근한다는 신모(53) 씨 역시 “마스크가 감염을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어서, 당연히 착용해야 탑승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맞다”며 “특히 이번에 잠깐 방심했다가 이태원 등에서 확산됐다. 이왕 할 거면 철저히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서울교통공사는 혼잡도가 150% 이상인 역사에는 본사 직원 등을 보강해 ‘마스크 착용 캠페인’ 등을 벌인다는 계획이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마스크 착용을 이끈 뒤, 그래도 착용을 하지 않으면 ‘탑승거부’ 등 강제적 수단을 쓴다는 방침이다.

특히 서울교통공사는 역무원과 보완관의 제지 시에도 소란을 피울 경우 철도안전법에 따라 경찰에 고발한다는 방침이다. 철도안전법 제49조에 따르면 열차 또는 철도 시설을 이용하는 사람은 이 법에 따라 철도의 안전·보호와 질서 유지를 위해 행하는 철도 종사자의 직무상 지시에 따라야 한다.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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