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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숫자6에 불과했다”…이정은 ‘감동의 글’
엔터테인먼트| 2020-06-02 11:24
아마추어 시절 우승 후 어머니와 함께 포즈를 취한 이정은. [LPGA 제공]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지난해 신인왕에 오른 이정은(24)이 몸이 불편한 아버지와 함께 현재의 위치에 서기까지 인생 전환점과 승부처를 돌아보는 수기를 공개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이정은은 2일(한국시간) LPGA 공식페이지에 ‘아직 남은 여정(My road less traveled)’이라는 제목의 글을 실었다.

그는 이 글에서 “아버지는 트럭을 몰았는데 내가 4살 때 교통사고를 당하셨고 하반신을 쓰지 못하는 장애를 입었다”고 털어놨다. 이런 형편에서 9살 때 골프를 시작했다.

이정은의 아버지 이정호 씨는 불편한 몸에도 직접 장애인용 승합차를 운전하며 이정은이 국내에서 활약할 때 운전기사 역할을 했고, 장애인 탁구 선수로도 활약했다. 이런 모습은 이정은의 미래를 좌우할 산 교훈이 됐다.

17살 때 순천 집을 떠나 서울에서 골프와 학업을 병행할 수 있는 제안을 받아들였다. “휠체어에 앉은 아버지로부터 떨어지기 싫었고 두려웠지만 움직이기로 결심했다”는 것이다.

그 결과 “19살에 모든 것이 편안한 순천 집 근처의 티칭프로가 되는 대신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여섯 번째로 이정은이라는 이름을 가진 선수가 됐다”고 프로에 데뷔한 경위를 설명했다.

하지만 이때도 “바로 여기에서 내 이름 끝에 있는 숫자 ‘6’이 유래되었고 나는 숫자에 불과했다”고 몸을 낮춘 이정은은 2017년 4승, 2018년 2승을 거두며 LPGA라는 더 큰 꿈 앞에서 고심한다.

“한국에서 익숙한 사람, 문화, 언어 속에서 가족과 함께 생활할 것인지, 아니면 세계 최고의 무대에 도전하기 위해 영어로 소통해야 하는 LPGA 퀄리파잉스쿨에 나갈 것인지 결정해야 했다.”

그는 이 때 순천에서 서울로 오던 당시를 떠올리며 “그때 고생스럽고 불확실한 길을 선택하지 않았다면 LPGA에서 뛰거나 US오픈 우승, 신인왕 등은 없었을지도 모른다”고 돌아봤다.

조용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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