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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성물질 없이 탄소플라스틱 만든다
뉴스종합| 2020-06-09 12:01
식물 유래 비할로겐 난연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KIST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국내 연구진이 독성물질 없이 불에 타지않는 친환경 탄소섬유 복합소재를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구조용복합소재연구센터 정용채 센터장 연구팀은 식물로부터 유래한 탄닌산을 이용, 난연성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P)을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강철보다 1/4 정도로 가볍고 10배나 강한 탄소섬유를 이용한 복합재료인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은 항공우주, 자동차, 선박, 스포츠용품 등 산업 전반에 걸쳐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콘크리트가 철근과 시멘트로 이루어진 것과 비슷하게 CFRP는 탄소섬유와 에폭시 수지로 이루어져 있다. CFRP는 기계적 강도를 위해 탄소섬유와 수지 사이의 결합력이 강해야 할 뿐 아니라 건축자재 등 일상생활에 밀접한 분야에 사용되기 때문에 화재와 관련한 안정성 또한 필요하다. 이를 위해 몇몇 첨가제가 함께 합성되기도 한다.

열에 취약한 CFRP는 그동안 화재 안전성을 위해 할로겐 난연제를 사용해 왔다. 하지만 불에 태워 재활용하는 CFRP에 연소 시 독성물질이 발생하는 할로겐 물질을 사용하는 것은 금지된 상태다. 이에 따라 독성이 없고 안전한 소재를 통해 난연성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 과제였다.

연구팀은 식물에서 얻을 수 있는 친환경 물질인 탄닌산을 이용해 기계적 강도와 난연성을 증진시키고자 하였다. 탄닌산은 탄소섬유와 강하게 접착되는 성질이 있다. 탄닌산은 불에 탈 때 숯으로 변하는데, 이 숯은 외부의 산소를 차단하는 벽이 돼 불이 확산되는 것을 막는다. 연구팀은 탄닌산으로 에폭시 수지를 제작하고 탄소섬유와 복합화시켜 튼튼하고 불에 타지않는 CFRP를 개발했다.

탄닌산으로 제작한 에폭시 수지는 열에 취약하던 기존과는 달리 난연성이 있어 별도의 첨가제가 필요하지 않아 불에 태워 CFRP를 재활용할 때 발생하던 독성물질이 발생하지 않는다. 또한 불에 태우면 탄소섬유의 성능이 저하돼 완전한 재활용을 할 수 없었는데 연구진은 새로운 재활용 방법을 제시했다.

[KIST 제공]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을 재활용한 복합소재.[KIST 제공]

일정 수준 이상의 온도와 압력을 갖는 초임계 상태의 물에 CFRP를 녹이면 탄소섬유의 성능 저하 없이 99% 이상을 회수할 수 있었다. 또한 에폭시 수지가 녹으면서 전자재료로 사용될 수 있는 카본 닷이라는 물질이 생성됨을 확인, 에폭시 수지를 태워버리고 불완전한 탄소섬유만 재활용하던 고온 소각법과는 달리 복합소재의 구성 요소 모두를 재활용 할 수 있게됐다.

정용채 센터장은 “기존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의 취약한 난연성, 기계적 강도, 그리고 재활용 특성 향상과 응용범위가 확대된 복합소재를 제조, 그 소재의 응용범위를 제시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라며 “향후 보다 향상된 물성확보를 위해서 구조를 검토하고 응용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성과는 재료과학 및 복합소재 분야 국제학술지 ‘컴파짓 파트 B: 엔지니어링’ 최신호에 게재됐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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