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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로퀸’ 코로나 치료 가능성 없다?…미국 승인 취소 이어 국내 임상 중단
뉴스종합| 2020-06-17 09:17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치료를 위한 ‘게임 체인저’로까지 극찬하고 코로나 예방을 위해 자신이 복용한다고까지 알려진 말라리아 치료제 ‘클로로퀸’이 결국 코로나19 치료제로 사용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내 에서 심각한 부작용 우려로 사용 승인이 취소된 뒤 국내에서도 치료 효과를 검증하는 임상시험이 중단됐다.

17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아산병원과 강남세브란스병원은 말라리아 치료제 클로로퀸 계열 의약품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코로나19 임상시험을 모두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병원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말라리아 치료제의 코로나19 치료 효과를 확인하는 연구자 임상시험을 승인받아 진행해왔다.

당초 서울아산병원은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에이즈 치료제 ‘칼레트라’ 등을 코로나19 환자에 투여해 어떤 치료제가 더 효과적인지 비교하는 임상시험을 진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임상시험 환자 모집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최근 계획을 중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미국에서 클로로퀸의 사용주의 권고 때문에 중단한 것은 아니다”며 “환자 모집과 선정에 차질이 생겨 임상을 지속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강남세브란스병원의 임상시험 중단 이유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으나 미국에서의 상황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치료제로 쓰일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주목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과 함께 클로로퀸 계열 약물이 코로나19 환자의 증상을 완화시킨다는 시험 결과가 나오자 미 FDA는 지난 3월 코로나19 치료제로 긴급사용 승인했다.

하지만 이후 약물 복용 환자 가운데 심장 박동에 이상이 발생한 사례가 나오자 약물 안전성에 대한 검토에 들어갔다. 그리고 최종 검토를 거쳐 이 약물이 심장 박동 문제와 저혈압, 근육과 신경계 훼손 등의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지난 15일 긴급사용 승인을 취소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클로로퀸은 말라리아 치료제로 이미 쓰이고 있었기 때문에 굳이 긴급사용 승인을 하지 않아도 의료진 판단에 따라 사용할 수 있었는데 긴급사용 승인까지 했던건 성급했던 것 같다”며 “이후 해외에서 부작용 이슈가 계속 나오다보니 환자들이 불안감에 임상시험 참여를 주저해 임상시험 진행이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서 “현재로서는 클로로퀸의 치료 효과가 높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지배적이지만 아직 확정하기는 이르다”며 “아직 제대로 된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가능한 모든 약물에 대해 가능성을 열어놓을 필요는 있다”고 덧붙였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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